[시인들 세상]

쬐곰한 꿈 / 이승혁

scholle 2012. 9. 14. 07:07

 

쬐곰한 꿈 / 이승혁

 

내 인생 그냥 쪼그맣게 살고 싶어요.

놀빛 꽂혀드는 셋방 마루에

느닷없는 외식으로 붕붕대는 아침에

가난한 인사래도 던짐시럼요.

 

그이 올 쯤이면

괜시리 호젓한 승강장에 나가

일없는 사람처럼 기다릴래요.

꼬막살림 다듬고 살고 싶어요.

 

누에게나 연을 타는 눈매있으니

남편복 있다는 말도 들으며

예쁜 손금 그렸으니 부럴게 뭐우

 

손톱물 까망눈 다 지우고도

작은 사랑 꾸리며 구름처럼 떠가요.

복잡한 세상에 바라기만은

그저 행복한 작은 짝꿍되어 긴 긴 사랑 사랑 디딜거람요. 

[Bochum:scholle/14.01.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