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바람-박경리

scholle 2018. 5. 17. 02:59

 

바람-박경리

 

흐르다 멈춘 뭉개구름 올려다 보는

어느 강가의 갈대 밭

 

작은 배 한척 메어있고

명상하는 백로 그림같이 오로지 고요하다.

 

어디서일까.

그것은 어디서일까 홀연히 불어오는 바람

낱낱이 몸짖하기 시작한다

 

차디찬 바람

보이지않는 바람

정수리에서 발끝까지 뚫고 지나가는 찬 바람은

 

존재(存在)함을 일깨워주고

존재의 고적(孤寂)함을 통고한다

아아. 어느 시원(始原)에서 불어오는 바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