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명(鹿鳴)]

녹명(鹿鳴)의 울음소리

scholle 2019. 12. 20. 05:46

 

어느날 내게 다시 사랑이 찾아온다면..

은행잎 우수수 지고 산들도 텅 빈날

산들한 국화꽃 향기 바람을 타고 오렴

 

영혼도 환히 비치는 투명한 이 가을

엷은 꽃그늘이 손등을 스치듯

한방울 분홍 꽃물이 옷자락에 튀듯 오렴

 

평생 서툴렀던 신음같은 내 사랑아

명치끝에 떨리는 아직 가쁜 숨결아

마지막 간절함으로 등을 하나 켜든다

 

그리 멀지않은 곳에 영원이라는 마을이 있어

연민이란 등불 하나 잘 익혀 들고 가면

그 마을 어디쯤에서 마중나올 너만 같다

최길하

[어느날 내게 다시 사랑이 찾아온다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