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서녘 / 김남조

scholle 2020. 6. 17. 19:28

 

서녘 / 김남조

 

사람아 아무러면 어때

땅 위에 그림자 눕듯이

그림자 위에 바람 엎디듯이

 

바람 위에 검은 강

밤이면 어때

안 보이면 어때

 

바다 밑 더 파이고 물이 한참 불어난들

하늘 위 그 하늘에 기러기떼 끼럭끼럭 날아가거나

혹여는 날아옴이 안 보이면 어때

 

이별이면 어때

해와 달이 따로 가면 어때

못 만나면 어때

 

한가지

서녘으로 서녘으로 잠기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