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z, P, Schubert (1797∼1828)

슈베르트 교향곡 제9번 c장조 그레이트(The Great) D.944

scholle 2012. 8. 19. 17:28

 

Symphony No.9 in C major, D.944 'The Great' Gunter Wand, Cond. Berliner Philharmoniker
Schubert (1797 - 1826) 전악장 이어듣기 1. Andante - Allegro ma non troppo 먼저 첫머리에 호른이 등장하고 뒤이어 현악기들이 등장합니다. 무언가 큰 반전을 예고하는 듯이... 이러한 예고에 부응하듯이, 모든 관현악기들이 총동원됩니다. 1악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당당함입니다. 그만큼 웅장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격전지를 향해 달려가는 병사들의 모습을 그리는 것 같습니다. 혹은 중대한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의 결말을 보기 위해 모든 것을 불태우는 인생역전 영화의 남자 주인공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다른 교향곡들과는 다르게 그레이트는 초반 1악장 호른이 곡을 이끌고 곡을 마무리합니다. 그레이트의 첫 악장은 호른이 전체적인 주제를 이루고 분위기를 이끌지만 현악기들의 아름다운 선율과 관악기들의 중후함과 웅장함이 가미되어 마치 서스펙트 블록버스터 영화 한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는 1악장의 초반부터 끝까지 관현악의 조율 속에서 자유롭게 이어지다가 장대한 막을 내립니다. 2. Andante con moto 2악장은 악장의 제목 그대로 '움직임을 가지고(con moto)'로 특징지워집니다. 겨울 여행의 첫곡에서처럼 어딘가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꾸준히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 슈베르트 특유의 "방랑자" 리듬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리듬에 맞춰 오보에 선율이 작게, 그리고 더 작은 소리로 연주됩니다. 마치 종종걸음으로 누군가 뒤따라오는 것같은 느낌을 주면서.. 그렇다고 쫓고 쫓기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2악장은 그레이트의 전체적인 웅장함과 밝은 분위기와는 다른 조금은 우수에 차있는 멜로디이지만 악장의 전체적으로는 그레이트의 기본 토대인 웅장함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수에 찬 방랑자의 표정, 모습, 행동이 보인다 할지라도 역시 무언가 중대한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말고 전진해야 한다고 조언과 격려를 하는 것처럼 어두운 분위기를 끝내 밝은 분위기로 전환시키고 끝을 맺습니다. 3. Scherzo. Allegro vivace 첼로의 통통 튀는 멜로디를 기본으로 현에 의한 활발한 스케르초 악장이 나타납니다. 조금은 산뜻하고, 밝고, 유머러스한 분위기죠. 그러면서도 웅장함과 화려함을 잃지 않습니다. 이 주제는 3악장 내내 반복이 됩니다. 그러면서도 그 주제를 토대로 각종 다양한 모습들이 보여집니다. 슈베르트만의 모습이 느껴지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주제는 팀파니가 곁들어 지면서 더욱 웅장 해집니다. 관과 현 그리고 팀파니가 처음의 연주를 거의 주도합니다. 이 스케르초 악장은 약 14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연주됩니다. 브루크너의 교향곡에서 볼수 있듯이 그레이트의 스케르초도 계속 반복하고 변화합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산뜻하면서도 밝고 즐겁고 평화스럽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레이트의 전체적인 분위기인 상징적이고 위대한 느낌을 잃지 않습니다. 3악장을 듣다 보면 너무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에 도취한 나머지 약간은 눈물을 짓게 되기도 합니다. 사람이 너무 행복하면 우는 것처럼 말이죠. 그만큼 아름다운 악장입니다. 3악장은 악장 초반의 스케르초를 연주하면서 '아직은 끝난 게 아니다. 뒤에는 더욱 거대한 후속편이 기다리고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처럼 다소 조용히 끝을 맺습니다. 4. Finale. Allegro vivace (론도 형식)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 것처럼 금관의 신호음과 현악의 호응으로 4악장을 막을 올립니다. 기병대의 빠른 전진뒤에 보병들의 힘찬 행진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빠르고,움직임이 힘이 넘칩니다. 그러다가 바로 분위기가 전환됩니다. 목관의 분산화음으로 시작된 다소 춤곡같은 분위기가 연출되는데, 승리를 쟁취하고, 축제를 벌인 것 같습니다. 관현악의 모든 악기들도 따라서 축제를 벌이는 것 같습니다. 이제 모든 전쟁은 끝이 났다는 것처럼, 평화가 계속될 것이라는 것처럼 그레이트〉의 4악장이 계속되면 될수록 빠르고 힘이 넘치는 행진의 분위기와 즐거운 축제의 분위기가 반복이 되며 더욱 커집니다. 그리고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죠. 자신의 죽음이 코앞에 이르렀다는 것을 예견하고 있었던 슈베르트는 이 4악장을 통해서, 자신은 비록 이 짧은 생을 마감하지만 슈베르트 그 자신은 진정 위대하고, 영원히 패배할 일 없는 절대 승리를 쟁취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1824년 3월 14일 현악4중주 2번 D단조 그의 가곡 죽음과 소녀 Der Tod und das Mädchen 주제에 의한 변주곡 악장이 포함됨)이 슈판치히 현악 4중주단의 연주로 성공을 거두고 난 후, 그 해 3월 31일 그의 절친 레오폴트 쿠펠비저에게 보낸 유명한 편지에서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불운하고 가장 가엾은 사람'이라고 말하며, '대교향곡의 길을 개척할 목적이 아니라면 기악곡을 작곡하지 않겠다'고 표명했습니다. 이것은 슈베르트가 꿈꾸고 있던 대교향곡(그레이트, The Great)을 위한 것으로, 교향곡의 역사에서 결정적인 혁신을 가져오게 되는 이상적 형식에 도달시키려는 그의 집요함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중대한 발언이라고 할 수 있죠. 그만큼 그는 기악곡에 대한 강한 열정과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악곡에 대한 그의 열망은 다른 곳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데요 지금은 없어졌지만 다른 사람들에 의해 인용된 1824년 3월 25일 슈베르트의 일지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평생을 통해서 단 하나의 미가 수반되어야 하지만 (중략) 이 경이의 빛이 다른 모든 것을 비추어 주어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이러한 문구를 통해, 그가 추구했던 선율의 아름다움(기악곡)이 나머지 전체의 작품들을 비추어주고, 작품들에 생명력을 공급해주기를 바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슈베르트의 교향곡 9번 그레이트는 기악곡 그 중에서 교향곡을 가장 중요시한 슈베르트의 모든 면모를 보여준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레이트는 그의 교향곡들 중에서 최고의 곡이며, 슈베르트의 전 생애를 표상한 곡이라고 할 수 있죠. 그레이트는 엄격한 형식을 갖추고 있는 교향곡의 표본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베토벤의 교향곡과 같을 만큼 중요한 진보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그레이트는 내적 통일의 완전한 예(6개 정도의 기본 모티브가 이 교향곡을 구석구석 지배)로써 현대 오케스트라 서법 전체의 초석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레이트는 슈베르트의 악기 편성자로서의 재능을
절정에 오르게 하기도 했는데요.
그는 실제로 피아노 이외의 악기 연주나 지휘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재적인 직관에 의하여 오케스트라를 매우 맑고 균질한 색채와 감탄할 만한
표현의 평형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Gunter Wand (1912 - 2002) 독일 태생의 작곡가이자 지휘자. 귄터 반트는 브루크너의 명해석자로 이름이 높았던 작곡가이자 지휘자로서,1912년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 엘버펠트(Elberfeld, 지금의 부퍼탈)에서 태어났다. 쾰른 음악대학과 뮌헨 음악대학에서 필립 야르나흐(Philipp Jarnach)에게 작곡을, 프란츠 폰 회슬린과 파울 바움가르트너(Paul Baumgartner)에게 피아노를 사사했다. 지휘는 거의 독학하였으나 정통 독일 레퍼토리의 지휘방식을 공부하였다. 1939년 쾰른 오페라극장 수석 지휘자로 있었고, 그뒤 1944년부터 얼마 동안 잘츠부르크 오페라극장의 악장으로 있었다. 1947년, 다시 쾰른으로 돌아와서 유서깊은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Gürzenich Orchestra) 수석지휘자와 함부르크방송 교향악단의 음악감독 등을 역임하였다. 1953년부터 비스바덴 오페라극장 지휘자를 겸임하면서 빈 필하모니 관현악단,파리 라무뢰 관현악단 등 세계 굴지의 오케스트라를 객연하였다. 그는 슈베르트,베토벤,브람스,브루크너 등 독일 고전파와 낭만파 정통 레퍼토리를 19세기 독일계보를 잇는 객관주의적 방식으로 해석하여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1982년 귄터 반트가 70이 되었을때 클라우스 텐슈테트의 후임자로써 NDR(북독일 방송)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부임을 받으면서 자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겨우 5년 뒤에 그를 명예 지휘자로 만들었다. 연주회장에서 관객들은 많은 위험한 순간들을 느꼈었다. 반트가 부축을 받아 조심스럽게 지휘대쪽으로 걸어나올때가 바로 그 시점이었다. 그러나 한번 그 지휘대에 서면 그의 몸은 단단해 졌다. 긴 팔의 근육들은 탄력이 붙었다. 그리고 마치 집에 있는 것처럼,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처럼 지휘대에서 그는 그렇게 음악 안에 있었다. 이처럼 반트로부터 브루크너를 들은 사람은 그 들려진 음악이 평생 기준이 된다. 노쇠한 육신의 한계를 초월하여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찬연히 불타올랐던 그의 위대한 예술혼은 거장이 일평생에 걸쳐 갈고 닦았던 브루크너의 앨범으로 우리에게 남아 있다..
"사라지는 모든 것들은 아쉬움을 남긴다." 그것이 빛날수록 그 뒤에 남는 그늘 또한 크다. 거장(巨匠) 지휘자의 시대가 가고 있다. 1996년 8월,
세르주 첼리비다케(Sergiu Celibidache)와 라파엘 쿠벨릭(Rafael Kubelik)이
긴 그늘을 남기며 사라지면서 거장 시대의 황혼을 더욱 짙게 했었다. 귄터 반트(Günter Wand)는
그 황혼녘에 아직도 찬란한 빛을 던지며
거장의 맥을 잇는 유일한 인물이었다.
대중적 인지도를 제쳐둔다면, 반트는 아마도 게오르그 솔티(Georg Solti)와 동렬에 놓일 만한 유일한 거장일 것이다.
[Bochum:scholle/19.08.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