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205

허심(虛心)

허심(虛心) 백원일(月峰) 노을 진 들녘에마음 묻어놓고 갑니다 혹여잊지나 않았나 망설임에저절로 눈물이 앞을 가리는데 세월이바람결에 실려골 패인 삶을 보면가슴의 살을 도려내는듯 합니다 무수한사연들에 휩싸여해와 달이 달음질 칠때이제는 눈.귀 멀고 말았지만 행여나하늘따라 흐르는 구름미쳐서 춤추더라도 내일은희망의 웃음이얼굴을 파묻고 있겠지요  봄빛 /백원일(月峰) 노크도 소리도 어렴풋이제 스스로 온다.나이테 테두리를 셀 틈도 모르듯이한둘이 늘어난다 주름이. 온천지가 싱그러움으로 천둥치며 요염일 때나 또한 청량감으로 삶을 노래하는데자연의 순리는 큰힘으로만물을 탄생시키고 녹여버린다 얼떨결 생의 물결에하나의 유성처럼 흐르다 충돌하여짧은 불꽃으로 사라지면하나의 가녀린 빛줄기를 남기고 그리움 그리움으로떨리는 여운만 남기..

[시인들 세상] 2024.02.12

너희도 서로...

봄이 여름하기를 (농부시인 /신용재) 목련은 지난 가을부터 두 손을 모으기 위해 가진것 모두 다 내려 놓았다 부디 혹한의 시간에도 푸르른 것들 부러워하지 않기를 고난과 헐벗음 부끄러워하지 않기를 봄의 생기가 돌아와 비할 수 없는 순백으로 잎보다 먼저 태어나 달고 부드러운 향기 뿜어낼 수 있기를 봄이 여름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너희도 서로 (농부시인 /신용재) 인생을 걸으며 우리 하늘을 보고 꽃을 본다 비에 젖고 먼지를 마신다 동행이 있어 좋다 좋다만, 항상 그런것은 아니다. 때론 그가 하늘이 되고 비가 된다 또한 내가 꽃이 되고 먼지가 된다 그렇다 우리는 그러므로 우리는 젖은 눈으로 하늘을 보자 꽃을 보자 뜨거운 눈물로 비에 젖은 마음 흙물든 발등을 닦아주자 우리가 서로. 오늘도(농부시인 / 신용재) 님..

[시인들 세상] 2023.03.24

그리운 눈물이 되어주는 사람 / 윤광석

그리운 눈물이 되어주는 사람 / 윤광석 결국 인생은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오늘을 사는 것이다. 많은 사람도 필요 없다. 자신의 아픔을 함께 할 사람 그 사람이 없어 한결 같이 큰 눈을 부릅뜨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시시각각 인연처럼 스쳐지나 가지만 가슴 속 깊이 파고드는 사랑은 오직 하나 뿐 지우려 해도 또 떠오르고 보고나면 그리워 미칠 것 같은 사랑 마음에서 다 놓아도 결코 놓을 수 없는 사랑 그 사랑이 없음에 인생은 햇살 고운 화창한 날에도 마음의 창공에 구름이 끼고 비를 뿌리는 것이다. 둘도 아니다. 마음속에 마지막까지 남아 해 맑은 웃음을 지을 사랑은 오직 한 사람 내 힘겨운 날 모두 떠나버린 창가를 찾아 그리운 눈물이 되어 주는 사람 그를 만나기 위해 인생은 하루를 아픔으로 견디는 것이다.

[시인들 세상] 2020.06.17

서녘 / 김남조

서녘 / 김남조 사람아 아무러면 어때 땅 위에 그림자 눕듯이 그림자 위에 바람 엎디듯이 바람 위에 검은 강 밤이면 어때 안 보이면 어때 바다 밑 더 파이고 물이 한참 불어난들 하늘 위 그 하늘에 기러기떼 끼럭끼럭 날아가거나 혹여는 날아옴이 안 보이면 어때 이별이면 어때 해와 달이 따로 가면 어때 못 만나면 어때 한가지 서녘으로 서녘으로 잠기는걸..

[시인들 세상] 2020.06.17

우리, 이제는 / 노 해 화

우리, 이제는 / 노 해 화 길고 긴 세월을 흘러 흘러 왔어도 내 가슴은 오로지 네 속에만 머무니 ... 이젠 우리라고 부를까 ? 자신에게 되돌아 오는 마음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수많은 마음을 주고 받는다 사랑의 마음 배려의 마음 용서의 마음 때로는 미움의 마음 과욕의 마음 거짓의 마음 우리가 보낸 마음들은 동그라미 인생속에 이리 흐르고 저리 딩굴다. 결국은 마음의 주인에게 되찾아 온다. 좋은 마음은 좋은 마음데로 나쁜 마음은 나쁜 마음데로 되돌려 받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이 세상에 공짜가 그 무엇이 있겠는가. 되돌아 생각하면 아무것도 없다. 베풀면 배푼데로 인색하면 인색한 데로 다시 돌아온다. 우리네 인생살이 마음먹기 따라 행복과 불행이 나눠지듯이 작은 손 얇은 주머니 속이라 물질로 채워 줄 순 없어..

[시인들 세상] 2019.09.06

바람의 숨결 - 신경희

바람의 숨결 - 신경희 사랑이 있을 때의 눈물은 그리움의 눈물이요 소식 궁금하여도 바람의 숨결로만 듣고 먼곳에서 안녕을 위하여 두손을 모음도 사랑의 마음이려니 보지 않아도 또렷한 기억속의 눈빛과 듣지 않아도 음율로 들려오는 음성은 한 소절의 음악같으니 깊은 맑은 물 소리보다 더 깊고 비오는 날의 첼로 소리보다 더 부드러운 바람의 숨결 바람의 음율이어라. [Bochum:scholle/02.04.2019]

[시인들 세상] 2019.04.03

상처가 희망이다 / 박 노 해

상처가 희망이다 / 박노해 상처 없는 사랑은 없어라 상처 없는 희망은 없어라 네가 가장 상처 받는 지점이 네가 가장 욕망하는 지점이니 그대 눈물로 상처를 돌아보라 아물지 않은 그 상처에 세상의 모든 상처가 비추니 상처가 희망이다 상처받고 있다는 건 네가 살아 있다는 것 상처받고 있다는 건 네가 사랑한다는 것 순결한 영혼의 상처를 지닌 자여 상처 난 빛의 가슴을 가진 자여 이 아픔이 나 하나의 상처가 아니라면 이 슬픔이 나 하나의 좌절이 아니라면 그대, 상처가 희망이다.

[시인들 세상] 2018.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