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uel Barber(1910~1981)

사무엘 바버-현을 위한 아다지오

scholle 2016. 3. 5. 00:22

Samuel Barber-Adagio for Strings Op.11

Arturo Toscanini(Cond) NBC Symphony Orchestra

사무엘 바버-현을 위한 아다지오 아르투로 토스 카니니 (지휘) NBC 교향악단

 

Samuel Barber(1910~1981)

올리버 스톤(Oliver Stone) 감독의 1986년 작품

‘플래툰(Platoon)’은 6월이 되면 떠오르는 영화 중 하나다.

 

플래툰은 59회 아카데미 작품상, 골든글로브,

1987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며 한 순간에 세계인을 사로잡았던 영화였다.

스톤은 이 영화 시나리오 완성에만 8년이란 시간을 들였다.

길었던 준비만큼 그가 우리에게 던진 전쟁의 의미는 충격적이었다.

 

선과 악의 대결, 승자와 패자의 드라마틱한 대결 구도가 아니다.

전쟁은...

그 어떤 대의명분도 필요 없는 그저 ‘광기(狂氣)’, 혹은 ‘광란(狂亂)’일 뿐이었다.

그전까지 봐왔던 월남전에 대한 편파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플래툰은...

인간들이 비인간화되는 모습을 극렬히 묘사했다.

 

그렇게 ‘람보’ 시리즈가 범람하던 월남전 영화 패턴을 한 번에 뒤집었다.

플래툰은 ‘전투 소대’라는 뜻이다.

 

이 영화는...

어느 한 소대에 크리스란 신병이 들어오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자신의 불행을 전쟁을 통해 복수하려는 악(惡)의 화신’

반즈 상사, 인간애를 소중히 여기는 ‘선(善)의 화신’ 엘리어스는

영화를 통해 전쟁 속에서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광기를 보인다.

 

엘리어스에게 불만을 품고 있던 반즈는

고의로 엘리어스를 따돌려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헬기 속에서 엘리어스의 죽음을 지켜보던

반즈의 광기 어린 눈빛은 끔찍할 정도다.

이를 목격했던 크리스는 중상을 입은 반즈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사살한 뒤 깊은 환멸을 느낀다.

 

전쟁이란 영원히 사라져야 할 처참하고 추악한 것임을 깨달으면서…

이 장면을 더 극대화시키면서 우리 마음을 심란하게 했던

음악이 미국 작곡가 사무엘 바버(Samuel Barber)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Adagio for strings)’다.

 

이 작품은 곳곳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강렬하면서 애수 어린 느낌의 이 곡은 우아한 호소력을 지녔다.

그로 인해 전쟁과는 무관하게 작곡됐으면서도 더욱 전쟁적인 음악’으로 비쳤다.

 

두 개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가

각자 독립적으로 움직이면서 묵직하고 풍부하게 이어지는 선율은

느리고 유연하게 흘러간다.

 

처음도 없고 끝도 없이 그렇게.

마치 슬로 모션을 보듯이. 플래툰 속 엘리어스의 마지막이

그토록 선명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런 비극적인 맛 때문에 이 음악은 일종의 ‘레퀴엠’처럼 여겨지게 됐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앞두고 타계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서거를 알리는 라디오 방송,

괴한의 총탄에 맞아 숨진 케네디 대통령 부고 방송 등

국장(國葬)의 순간마다 어김없이 이 곡이 전파를 탔다.

 

작곡가의 의도가 어떤 것이었는지는 알려진 것이 없다.

결과적으로 그의 곡은 전쟁 고발과 추모곡이 되고 말았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던 우리들은 이 음악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우리 스스로가 역사를 되새기지 않는다면

궁극적으로 잘못된 일들을 다시 저지를 것이라고 경고하는

스톤의 메시지와 함께. 전쟁은 그런 것이다.

결코 저질러서는 안 될….

[최영옥 음악평론가]

[Bochum:scholle/05.03.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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