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

"매화가 장미를 시샘하는 것을 보았는가?"

scholle 2007. 3. 20. 00:07

 

"매화가 장미를 시샘하는 것을 보았는가?"

모든것을 사랑하라는 말은 모든것을 하나로 보라는 말일 게다

 

사랑은 하나이게 하여 같게하고

미움은 모든것을 갈라놓고 시기하므로 둘로 만든다

 

사랑하면 연인이 되고 미워하면 원수가 되고만다.

이처럼 인간은 사랑 할줄도 알고 미워할 줄도 안다.

 

하지만

인간이란 한사코 간사하고 교사스러워 무엇이든 분별해야 속이 시원해지는 동물이다.

인간의 눈으로 보는것은 같은 것이라곤 하나도 없다

그러나 자연의 입장에서 본다면 다른 것이라곤 하나도 없다.

 

하늘의 마음이 무거우면 비를 내린다.

비가 오면 모든 만물이 골고루 젖는다.

그리고 마음이 가벼우면 햇살을 보내고 만물은 구별없이 따뜻한 햇볕에 몸을 녹인다.

 

자연은 미운 놈만 골라서 비를 젖게 한다거나

이쁜 놈만 골라서 젖게 하지 아니하며 이것에게는 햇빛을,

저것에게는 비를 내리는 짖거리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손이 안으로 굽기를 천성으로 알아 분별하기를 일삼는다.

결국 분별은 이기고 지고를 따진다.

옳고 그르고를 따진다.

좋고 싫고를 따진다.

많고 적고를 따진다.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갈라 놓는다.

 

그리고 분별은 서로 다른 것이라고 아우성을치며 시비를 건다.

멱살을 잡고 살기를 품으면서 송사(訟事)를 하겠다고

법원의 문턱을 들락 거리는 버릇은 인간에게만 있는 못된 추태다.

이러한 인간의 짖은 모두 모든것을 하나로보는 안목이 없기 때문이다.

 

빨간 안경을 낀 사람은 모든것이 다 빨갛고,

노란 안경을 쓴 사람은 모두가 노랗게 보인다고 우기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니 사람의 마음 속이 편할 리가 없다.

죽자 살자 함께살던 인연은 어디가고,

남남으로 돌아서는 불연은 무엇인가 울고 불고 삿대질을 하며

죽일 놈 살릴 놈 하면서 내 밥그릇 작고 네 밥그릇은 크냐고 시비를 거느냐

이것은 인간의 처지는 인간으로서 다 같다는 인간의 자연을 잃어버린 탓이다.

 

만일 인간이 인간의 자연을 간직한다면

인간들이 벌리는 시비라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알게 될 터이고

그렇게 되면...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등치는 일도 없을 것이며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싸움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한사코 시비를 걸어야 직성이 풀리고

싸움을 걸어서 이겨야 강해진다는 법칙을 믿는다.

세상은 언제나 콩을 볶는 냄비처럼 시끄럽고 뜨겁다.

그래서 장자는 오늘도 분별하는 인간의 못된 버릇을 탄식하고 있다.

인간이 덕을 잃었다고 울부짖고 있는 것이다.

 

덕(德)이란 무엇인가?

한사코 분별하려는 색안경을 부셔버리는 망치 같은 것이라고 목청 높이 부르짖고 싶다

장자의 탄식중에서.

[Bochum:scholle/20.03.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