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 Sibelius (1865~1957 )

시벨리우스 / 교향곡 1번 /Symphony No.1 in E minor, Op.39

scholle 2010. 1. 14. 04:46

Symphony No.1 in E minor, Op.39 시벨리우스 / 교향곡 1번 Jean Sibelius (1865∼1957) 1악장 (Andante ma non troppo allergro energico) 1악장은 Andante, ma non troppo의 서주로 시작하는데 이는 팀파니의 롤위에 클라리넷의 모놀로그로 구성되어있다. 이 모놀로그가 피날레 서두에 부풀려져 연주되는 기법은 마치 차이코프스키 5번 교향곡을 연상케도 하는데... 그만큼 이 주제는 1악장과 피날레를 연결시키고 전곡에 조금이나마 통일성을 부여한다. Allegro energico의 제1주제는 G장조인지 e단조인지 다소 애매한 성격을 지니고 있으나 언제 들어도 멋지다. 그리고 트럼펫으로 제1주제가 크게 부풀려지는 부분에는 금관도 제법 뜨겁게 불을 뿜기 때문에 시벨리우스의 음악이 다소 억제되어있고 느끼는 분에게는 전혀 새로운 느낌을 전달하리라 본다.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트레몰로 그리고 하프의 반주 음형위에 흐르는 목관의 스타카토성 경과구를 거쳐 Tranquillo의 애수띤 제2주제로 돌입한다. 제2주제군은 5도음의 긴 페달 포인트를 두고 있으며 전체가 하나의 크레셴도와 아첼레란도로 구성되어 있다. 1악장 (Andante ma non troppo allergro energico) 발전부는 팡파레가 곁들여진 금관 섹션 이후 2대의 바이올린이 황홀한 솔로를 주고 받는 에피소드를 거친다. 이후는 모티브를 리듬적으로 잘라 베토벤 적인 시 퀀스적인 전개를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말러나 브루크너가 시퀀스적인 전개를 포기하고 마치 새로 쓴 제시부처럼 전개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으며... 시벨리우스의 Beethovenian적인 모습을 엿볼수있다. 이후 큰북이 가세하고 꾸불거리는 저현의 반음 스케일을 따라 감7화음적인 경과구를 거쳐 점차 제1주제의 분위기로 돌아온다. 제1주제가 영웅적으로 재현되고 고전적인 방식으로 제2주제도 원조성인 e단조로 재현된다. 코다는 매우 짧으며 금관의 코랄이 비극성을 증폭시키며 현의 피치카토 2번이 최후를 알린다. 이런 끝맺음은 피날레와도 링크되어있다. 2악장 (Andante) Andante (ma non troppo lento)의 2악장에서 약음기를 낀 바이올린과 첼로의 옥타빙으로 제시되는 1주제는 참으로 아름답다. 시벨리우스라기 보다는 차이코프스키나 라흐마니노프에 더 가까운 감각이라 하겠는데 그래도 아주 싸구려로 흐르지 않으며 특유의 깊이가 있는 것이 놀랍다. 이러한 대중성이야 말로 시벨리우스 1번의 묘한 매력이 아닐까 싶다. 중간에 같은 선율을 바이올린의 D선의 하이포지션으로 (아주 달콤한 음색이다. 세헤라자데 3악장 도입을 생각하면 될 듯) 소토 보체로 반복하는 것은 시벨리우스의 탁월한 센스이다. 2악장 (Andante) 2악장의 형식은 론도 형식이 가미된 자유로운 형식이라 하겠는데 중간에 아주 드라마틱한 절정이 있고 특유의 조용한 멜랑콜리적 분위기는 처음과 끝에 투영되어있다. 달콤한 제1주제 (A)뒤 Un poco meno andante로 바순의 애수띤 선율 (B)이 삽입되고 솔로 첼로가 불안하게 제1주제를 짧게 삽입하고 (A') Molto tranquillo의 템포로 바그너의 ‘지크프리트’ 숲의 음악을 연상시키는 혼의 목가 (C)가 삽입된다. 불안한 분위기이지만 제1주제가 크게 드높혀지고 (A'') Poco a poco stringendo로 음악은 휘몰아치며 (D) 급기야 심벌즈가 6번씩이나 강타하는 섹션을 지나 절정과 파국으로 인도된다. 최후에는 마치 에필로그처럼 처음과 완전히 동일한 분위기로 제1주제를 회상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3악장 (Scherzo allegro)< 스케르초의 3악장은 베토벤 9번 2악장이나 말러 7번 피날레처럼 팀파니가 마스코트라 할수있는데 팀파니가 주요주제를 자주 독주로 연주하기 때문이다. Allegro의 주요 주제는 선율이라기 보다는 리듬적 요소가 강하고 일종의 리듬적 음세포라 할수있다. 혹자는 3악장을 거친 전원무곡이라고도 하는데 필자에게는 ‘약간 순화된 바르톡’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3악장은 강박과 약박이 뒤바뀐 부분과 헤미올라 (2박과 3박의 교차)가 많이 존재하여 듣기보다는 리듬 타기가 쉽지 않게 되어있다. 주부 후반부에는 푸가토도 삽입되어 약간 아카데미적인 모습도 엿볼수있다. 3악장 (Scherzo allegro) Lento의 트리오에는 혼이 목가적인 선율을 연주하는데 일종의 숲의 정경을 연상시킨다. 흥미로운 것은 선율 구성이나 화음 구조를 쉔커식으로 분석하면 2악장의 주제와 거의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멜로디의 골격이나 화성구조는 피날레의 제2주제에도 같이 적용되어 일종의 순환양식처럼 느껴지게 된다. 후반부에 삽입된 하프의 매혹적인 글리산도는 마치 라벨이나 림스키코르사코프 같은 분위기를 전달한다. 4악장 (Finale) Quasi una Fantasia(환상곡 풍으로)라는 부제가 달린 피날레는 교향곡의 결론으로서 논리적 설득력이 다소 부족한 듯하지만 그 아름다운 곡상은 일품이며 환상곡이란 부제가 잘 어울리는 것이다. 물론 서두에는 Andante의 템포로 앞서 말한 1악장의 클라리넷 모놀로그가 현으로 연주되는 장면이 있다. 템포는 Allegro molto로 바뀌고 리듬적인 모티브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제1주제가 제시된다. 마구 할퀴는 듯한 현의 경과구 이후 Andante assai의 제2주제가 바이올린으로 G선으로만 연주된다. 이 주제는 긴 호흡의 칸타빌레로 말러 1번 교향곡 피날레의 제2주제와도 비슷하며 다소 탐미적인 곡상이 인상적이다. 4악장 (Finale) 발전부에서는 1주제의 전개가 이루어지는데 푸가토처럼 시작하여 감7도 화성을 동반한 시퀀스적인 전개를 하다가 트라이앵글의 울림 속에 제1주제의 일부분이 갑자기 씩씩한 무곡풍으로 돌변한다. 곧 제1주제가 짧게 재현되는데 원조성에도 벗어나 있어 (F#단조) 발전부의 말단으로 볼 수도 있다. 실질적으로는 그 뒤의 제2주제 부분이 재현부의 시작점처럼 들린다. 그리고 B장조로 제2주제를 찬가처럼 크게 부풀리는 전곡을 통틀어 클라이막스라고 할만한 부분이 도래한다. 하프가 아래에서 위로 넘실거리고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모두 선율을 노래한다. 어떻게 들으면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의 절정부분이 생각나기도 하는 부분이다. 음원출처: http://usoc.snu.ac.kr 1악장 (Andante ma non troppo allergro energico) 2악장 (Andante) 3악장 (Scherzo allegro) 4악장 (Finale) [출처: 향기로운 삶의쉼터] [음원 'kit525'] 시벨리우스 (Sibelius, Jean 1865~1957) 시벨리우스라는 작곡가는 사람에 따라 평가가 심하게 갈리는 인물이다. 영국의 평론가 세실 그레이는 ‘베토벤 이후의 가장 위대한 심포니스트’라는 극찬을 넘어선 맹목적 추앙을 보낸 반면.. 르네 레보비츠는 ‘영원한 노인, 세계 제일의 서툰 작곡가’라는 오명을 던지기도 했다. 아도르노도 대표적인 안티-시벨리우시안 중 한명이었는데 그의 관점은 작곡가에 대한 평가도 평가지만 미.영국의 시벨리우스 붐에 대한 반발심에 더 큰 주안점을 두었던 것 같다. 1930년의 시벨리우스 붐은 정말 대단했다고 하며 그와 비견될 수 있는 것은 1960년 이후의 말러 붐 정도라고 하니 그 열기가 어떠했는지는 짐작이 가능하다. 아도르노에 의하면 어떻게 이 ‘아마추어 작곡가’가 베토벤의 경지까지 갈 있었는지 당혹스러우며 그의 허위적인 3화음은 또 다른 스트라빈스키라 칭한다 (단지 재능이 조금 모자란 스트라빈스키라 하였다). 시벨리우스의 총보는 범속함과 불합리의 형태이며 너무도 하찮은 세부로 이루어진 전체가 심원함이라는 사기적인 이미지를 낳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시벨리우스의 음악을 파괴적이라 규정지으며 이 파괴는 현존하는 조악한 음악의 파괴가 아닌 바흐에서 쇤베르크에 이르는 풍성한 음악적 질에 해당한다고 말하고 있다. 과연 누구 말이 옳은 걸까? 필자의 생각에는 3명의 말이 모두 극언인 것 같으나 이것이 시벨리우스의 음악적 특성을 최대한 증폭시킨 발언임에는 틀림없다. 그의 작법은 쇤베르크에 비하면 전위와 진보와는 거리가 멀지만 .. 그렇다고 차이코프스키처럼 대중성에 매몰되거나 스트라빈스키처럼 요란한 마법을 부릴 수 있는 재능을 발휘한 것도 아니다. 최소한 그의 성실한 조성음악은 드보르작이나 그리그 등 국민악파의 음악들보다 높은 품격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7개 교향곡의 완성도는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며 결국 그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조성음악 중 훌륭한 업적을 이룩한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적어도 논리적으로는 드보르작이나 차이코프스키보다 성공적인 심포니스트라 생각한다. 그의 초기 교향곡 작법이 변화하는 과정은 매우 흥미로운데 사실 1번 교향곡은 시벨리우스의 최초의 교향곡이 아니다. 그에게는 성악이 첨가되고 연주시간으로 80분이 소요되는 교향시적 교향곡 ‘쿨레르보’가 있었는데 이 교향곡은 바그너적 요소가 많으며 다소 장황한 면모도 보인다. 그러던 것이 순수한 기악적 어법으로 돌아서며 1번을 잉태하고 여기에 좀더 고전적이고 전원적인 어법이 첨가되어 2번이 탄생된다. 그리고 3번에서는 완전히 핵심적이고 압축된 작법을 구사하여 고전적인 교향곡으로서의 진면모를 보인다. 즉 시벨리우스는 교향곡의 발산적인 면에서 수렴적인 면으로 점점 진화해 나갔다고도 볼수있다. 시벨리우스 1번 교향곡의 편성은 약간 확장된 2관편성이라 할 만하다. 플륫 2, 오보에 2, 클라리넷 2, 파곳 2, 혼 4, 트럼펫 3, 트롬본 3, 튜바, 팀파니, 베이스 드럼, 심벌즈, 트라이앵글, 하프, 현 5부이다. 바그너가 애용한 잉글리쉬 혼, 베이스 클라리넷, 말러가 애용한 E클라리넷이 없는 것이 특기할 만한 점이다. 이 곡의 scoring은 후기 낭만음악의 어법을 연장하고 있으며 그로서는 타악기(트라이앵글, 큰북, 심벌즈)와 하프가 제법 많이 등장하는 편에 속한다. 특히 잦은 하프의 사용은 보다 낭만적인 소노리티를 제공하며 바그너적인 유포리아를 뿜어내기도 하다. 하프는 거의 바그너의 악기라고 해도 무방하며 (‘라인의 황금’에는 6대의 하프가 등장한다) 그 후로 많은 작곡가들이 이 악기의 마법에 정열을 바쳤다. 브루크너는 8번 교향곡에서 이 악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였고 말러의 초기작에도 하프에 대한 집착은 대단하다. 시벨리우스도 초기에는 바그너의 scoring에 영향을 많이 받았고 하프에 대한 집착도 그러한 데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시벨리우스 1번에는 그외에도 러시아 작곡가의 어법도 살짝살짝 보이고 있어서 흥미롭다. 특히 2악장과 4악장의 칸틸레나 주제는 차이코프스키의 분위기와 유사하고 가끔은 보로딘의 교향곡 같은 느낌도 준다. 심벌즈의 연속된 연타나 보드카 냄새가 나는 일부 섹션은 우리를 핀란드가 아닌 러시아로 인도하기도 한다. 필자의 사견이지만 시벨리우스 1번 교향곡은 오케스트레이션이 비교적 화려하고 칸타빌레성 선율이 많아 BMW 애호가에게는 오히려 2번보다 더 선호될수있는 여지가 많다고 보겠다. 이 곡은 절대음악으로 4악장제이지만 왠일인지 말러 1번처럼 영웅서사로 풀이하려는 학 자가 제법 있는 것 같다. 1악장 서두의 클라리넷 주제를 ‘영웅의 비극’으로, 그리고 2악장의 주제나 피날레의 황홀한 칸틸레나를 ‘영웅의 사랑’으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보는 것이 무리하게 표제음악적으로 보는 발상이기는 하지만 감상자의 상상력을 고취하는 순기능도 있다고 본다. [글출처: 웹사이트] [Bochum:scholle/13.01.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