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Bach(1685~1750)

바흐 / 파르티타 제4번

scholle 2012. 11. 2. 02:53

Partita No.4 in D major, BWV828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6개의 파르티타 BWV825~830 는

바흐 건반모음곡들 가운데서도 백미이며 맨 처음 출판된 곡이다

클라비어 연습 제1부로 한데 묶여 출판되었다.

 

클라비어 연습은

이탈리아 협주곡 프랑스 서곡으로 알려진 나단조 파르티타,

골드베르크 변주곡에 주옥같은 오르간 작품들까지 담은 기념비적 작품집이다.

 

여기서 바흐의 초기 형식 및 텍스처 실험이

화려하게 꽃핀 것을 보며, 갈랑 가락과 화성반주에 점점 높은

비중을 두어가는 모습이 역력히 드러난다.

 

음악의 변화가

장차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는 증거이다.

그렇다고 모방 대위법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인

바흐가 대위법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파르티타 또한 "연주가의 음악" 범주에 들지만,

바흐가 이들을 출판한 것은 물론 남 좋으라고만 한 일은 아니었다.

악보를 구입한 연주가들도 모두 전혀 고상한 동기에서만 사들인 것이 아니다.

 

처음으로 바흐 전기를 쓴 요한 포르켈은 이렇게 증언한다.

"당대 바흐의 작품은 음악계에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이렇듯 뛰어난 클라비어 작품은 이제껏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이 었다.

이 가운데 몇 곡이나마 배워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은 곧 돈을 버는 것이 었고,

젊은 예술가라면 출세의 지름길을 뜻했다.

 

이는 심지어 오늘날 1802년 도 마찬가지이다."

그러고 보면 1829년 멘델스존에 의한 리바이벌이 있기까지

바흐가 한때 기억에서 사라지고 인정받지 못한 시절이 있었는데도 이 정도였다.

건반 연주자의 판테온에서 바흐의 자리는 한 번도 흔들려본 일이 없는 것이다.

 

제4번 파르티타/ D장조/ BWV828

이 제4번 파르티타 D장조(BWV828)는 제1곡으로 프랑스풍의 서곡(ouverture),

제4곡으로 아리아, 제6곡으로 미뉴에트가 안배되어 있는데...

 

프랑스풍의 서곡을 첫머리에 두고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풍

요롭고 비교적 중후한 느낌을 전하고 있다.

깨달음을 얻은 구도자의 모습처럼 유유자적함을 담고 있는듯 하다.

 

이곡의 내용은....

①프랑스풍의 서곡(ouverture)

②알레망드

③쿠랑트

④아리아

⑤사라방드

⑥미뉴에트

⑦지그 로 구성 되어 있다.

 

제1곡은,

그 이름답게 팡파르를 울리듯이 시종일관 당당함이 전해지는 곡으로

제6번의 서두인 토카타 다음으로 긴 편에 속하는 악장이다.

I.Overture William Kapell,

 

제2곡인 알레망드는 아주 부드러운 선율의 전개가 가슴깊이 스며드는 곡으로

협주곡의 제2악장의 느린 부분처럼 와닿는 곡으로

관조감이 느껴지는 우아한 선율을 가진 악장인데,

피아니스트나 쳄발리스트들에게 특히 어필하는 곡으로 알려져 있다.

II. Allemande William Kapell, Piano

 

제3곡인 쿠랑트는 명랑한 악장으로 앞의 사라방드와는 대조되는 곡이다.

III. Courante William Kapell, Piano

 

제4곡인 (Air)아리아는

제목에 부합하듯이 선율적인 맛이 느껴지는 귀여운 곡이다.

IV. Aria William Kapell, Piano

 

제5곡인 사라방드는 감정을 사색의 세계로 천착케하는

아련함을 담고있는 악장이다.

V. Sarabande William Kapell, Piano

 

제6곡인 미뉴에트는 당당하고 기품이 넘치며

아취를 풍기는 다소 우아한 악장으로 차분함도 느껴지는 곡이다.

VI. Menuet William Kapell, Piano

 

제7곡인 (Gigue)지그는 급격한 변화는 수반한 곡으로

통상의 지그와 비슷하게 국면 전환의 느낌이 어느 곡보다도 강하게 든다.

처음 시작할때는 마치 한숨을 쉬는 듯하지만

곡이 진행되면서 점차 그런 분위기는 극복되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화려하고 화성적인 맛이 느껴진다.

 

[파르티타의 의미]

[파르티타]란 본래 이태리어 "Partita" 로 "변주곡"을 말하는데,

프랑스어인 "Partie"의 "모음곡"과 혼동하게 되어 "모음곡"을 뜻하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결국파르티타란...

모음곡 형식의 실내 소나타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당시의 관례에 따라 표준적 춤곡을 연속적으로 배치하여 사용한다.

기본 춤곡으로는 알레망드,쿠랑트,사라방드,지그를 순서대로 배치시킨다.

 

다만 알레망드 앞엔 전주곡을 부가하고 사라방드와 지그 사이에는

임의의 춤곡을 삽입배치 하는것이 일반적이다.

 

이 [쳄발로를 위한 파르티타]에서도

알레망드,쿠랑트,사라방드,지그를 기본적으로 배치시키고 있다.

다만 제2번 파르티타에서는 지그 대신 카프리치오를 사용하고 있다.

 

각 파르티타의 제1곡은..

프렐류디엄(제1번),

신포니아(제2번),

판타지아(제3번),

프랑스풍의서곡(제4번),

프리엠불룸(제5번),

토카타(제6번)를 각각 첫머리에 배치시키고 있으며...

 

사랑방드 뒤엔..

미뉴에트(제1번, 제4번),

론도(제2번),

부를레스카와 스케르초(제3번),

템포 디 미뉴에토와 파스피에(제5번),

템포 디 가보타(제6번)를 각각 배치시키고 있다.

 

또한 제4번, 제6번에선 쿠랑트와 사라방드 사이에 아리아를 부가 배치시키고 있다.

바흐는 이렇듯 표준적인 파르티타에 다른곡을 추가 사용하여

고도로 승화된 기악음악을 보여주고 있다.

 

윌리엄 카펠 (William Kapell , 1922~ 1954)

1952/12/18, 1953/03/10 & 12 Mono Town Hall, New York / PHILIPS

[31세, 비행기 추락]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을 확률이 교통사고로 인한 것에 비하여 매우 낮다는

통계자료가 있긴 하지만,

이상스럽게도 대중음악과 클래식을 막론한 음악인들에게는 예외인 듯 싶다.

 

1953년 호주공연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던 중 비행기 추락으로

31년의 짧은 일생을 마감한 윌리엄 카펠을 생각하면

인간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이러한 일들에 대한 아쉬움만 커질 따름이다.

 

[미국의 영웅]

세월의 탓인지 그의 이름은 어느덧 전설로만 남아있지만,

카펠은 미국을 상징하는 피아니스트로서 그의 시대에 폭넓은 사랑과 명성을 누렸다.

 

1922년 뉴욕에서 러시아-폴란드계 부모 밑에서 태어난 카펠은...

필라델피아 음악원과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올가 사마로프 여사로부터 가르침을 받았고,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유스 컨테스트와

타운 홀 어워드를 40년과 41년에 각각 수상하였다.

 

그해 유진 올만디가 이끄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의

전례가 없는 3년 계약을 채결하였고,

이듬해인 42년 에프렘 쿠르츠의 초청으로 뉴욕필과 함께

하차투리안의 협주곡을 협연하였다.

 

이 공연은...

쿠세비츠키의 보스턴 심포니와의 녹음으로 이어졌고,

레코딩 데뷔와 함께 카펠은 RCA 의 전속 연주자로서..

 

루빈스타인, 호로비츠, 하이페츠와 같은 대열에 오르게 되는데

이것은 불과 그의 나이 21세때의 일이다.

 

이 후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나간 카펠은..

올만디, 스토코프스키, 라이너, 번스타인, 몽퇴, 로진스키,

스타인베르크와 같은 지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협연자였으며,

그의 음악과 제임스 딘을 연상시키는 외모를 사랑하는

수많은 팬을 거느린 무대의 영웅으로 자리잡았다.

 

[카펠 에디션]

Red Seal 로 발매된 아홉장으로 구성된 카펠 에디션은...

스튜디오 녹음,

공연실황,

홈 레코딩과 새롭게 발견된 녹음,

인터뷰 등을 포함하고 있는데, 현재 구할 수 있는 그의 연주는 거의 모두 수록되어 있다.

 

수록곡의 면면을 살펴보면,

전설적인 프로듀서 존 파이퍼가 루빈스타인의 연주보다 더 선호했다던

카펠의 쇼팽이 첫 두 디스크를 장식하고 있다.

 

마주르카와 소나타 2,3번이 주축을 이루는데,

거침없이 전개되면서도 세밀하고, 격렬하면서도 감정의 억제가 이루어진,

카펠의 복합적인 스타일이 그대로 담겨있다.

 

[라흐마니노프,프로코피에프,하차투리안]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던 20대 초반에 즐겨 연주한

라흐마니노프,프로코피에프, 하차투리안도 빼놓을 수 없는 카펠의 장기이다.

 

호로비츠와 라흐마니노프에 비견되던 그의 기교가

이러한 거대하고 화려한 곡들에서 유감없이 발휘되는데,

세 번째 음반에 수록된 라이너와 함께한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은

동곡 최고의 연주라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뛰어난 연주를 들려준다.

 

맑은 터치와 다양한 컬러링을 바탕으로 하는 독특한 개성은...

곡에 대한 이해를 바꿔버릴 만큼 충격적인 것이고,

특히 밝은 서정성을 가지고 가볍게 흘러가는 18번째 변주는

로맨티시즘의 정수를 보여준다.

 

함께 수록된 협주곡 2번과 놀라운 힘과 직관력을 보여주는 전주곡도 매력적인 필업곡이다.

낱장으로 구할수 있다면 반드시 들어봐야 할 연주이다.

 

그에게 '윌리엄 하차투리안 카펠' 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하차투리안의 협주곡은

프로코피에프 3번 협주곡(도라티 지휘)과 함께 네 번째 CD 에 수록되어 있다.

 

이 연주들은 RCA 의 Legendary Performers 시리즈로

아직까지 롱런하고 있는, 그야말로 전설적인 연주이다.

 

[서정적인 연주들]

비슷한 시기에 카펠은 이와는 다른 스타일의 곡들을 녹음하였는데...

베토벤의 2번 협주곡과 슈베르트의 왈츠와 즉흥곡,

슈만, 브람스의 작품들이 한 음반을 채우고 있다.

 

하차투리안과 불과 몇달 차이를두고 녹음된 베토벤은

슈나벨의 연주를 연상시키는데, 따뜻한 리리시즘을 들려주는 서정적인 연주이다.

슈베르트에서의 맑은 유연함도 훌륭하지만,

놀라운 통찰력과 기교가 번뜩이는 리스트의 '메피스토 왈츠'를 빼놓을 순 없을 것이다.

 

"굴드에 비견될 정도로 바흐 연주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파르티타 4번과",드뷔시의 '어린이 정경' 이

여섯 번째 음반에 수록되어 있는데, 함

께 수록된 스카를라티에서 모짜르트까지, 성숙한 천재 카펠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다.

 

[음반으로 다시 탄생한 잊혀진 천재]

완벽에 대한 고집으로 많은 녹음을 남기지 않았던 카펠이기에

그의 짧은 생애가 더 안타깝게 느껴지는데,

특히 전혀 녹음하지 않았던 베토벤의 소나타나 쇼팽, 모짜르트,

차이코프스키의 협주곡이나,

소수의 녹음만을 남긴 바흐와 스카를라티의 다른 작품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카펠의 유산을 잘 정리한 훌륭한 에디션이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는데, 연주의 특징과 곡의 성격,

무엇보다 아티스트의 성숙에 중점을 둔 곡 배치나 정성이 담긴

풍부한 내지 해설은 뛰어난 기획의 산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에디션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짧은 삶동안 원숙한 결실을 남긴 위대한 예술가 월리엄 카펠을

이 시대에 다시 소개해주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음반에서 바흐의 파르티타 4번의 마자막곡인

⑦지그가 수록되지 않아서 여러분께는

①프랑스풍의 서곡 ~⑥미뉴엣까지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Bochum:scholle/01.12.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