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구름같이 / 노천명

scholle 2014. 4. 29. 07:22

 

구름같이 / 노천명

 

큰 바다의

한 방울 물만도 못한

내 영혼의 지극히 작음을 깨닫고

 

모래 언덕에서

하염없이 갈매기처럼 오래 오래 울어보았소.

 

어느 날 아침

이슬에 젖은 푸른 밤을 거니는

내 존재가 하도 귀한 것 같아 들국화 꺾어들고

아름다운 아침을 종다리처럼 노래하였소.

 

허나..

쓴웃음 치는 마음

삶과 죽음이

세상 모든 것이 길이 못 풀 수수께끼이니

내 인생의 비밀인들 어이 아오.

 

바닷가에서 눈물짓고

이슬언덕에서 노래 불렀소.

그러나..

뜻모를 인생 구름같이 왔다 가나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