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사랑에게 /김석규

scholle 2010. 4. 10. 23:49

 

사랑에게 / 김석규

 

바람으로 지나가는 사랑을 보았네

언덕의 미루나무 잎이 온몸으로 흔들릴 때

 

사랑이여...

그런 바람이었으면 하네

붙들려고 가까이서 얼굴을 보려고도 하지 말고

 

그냥...

지나가는 소리로만 떠돌려 하네

 

젖은 사랑의 잔잔한 물결

마음 바닥까지 다 퍼내어 비우기도 하고

스치는 작은 풀꽃 하나 흔들리게도 하면서

 

사랑이여...

흔적 없는 바람이었으면 하네

 

[Bochum:scholle/10.04.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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