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mphony No.6 in A minor "Tragic"
말러 / 교향곡 제6번 가단조 '비극적'
Gustav Mahler, (1860∼1911)
Bernard Haitink Chicago Symphony Orchestra
1악장 (Allegroenergico, Ma Non Troppo)
2악장 (Scherzo (Wuchtig)
3악장 (Andante Moderato)
4악장 (Finale Allegro Moderato)
제1악장 [알레그로 에네르기코, 마 논 트로포]
첫 악장은 파울 베커가 '교향적 소나타 구조의 고과서'라고 불렀을 정도로
모범적인 소나타 형식을 지니고 있다.
악장은 제시부와 발전부, 재혀부로 깨끗하게 구분할 수 있으며
큰 곡에서 제시부는 완전히 반복된다.
제1주제는 돌진하는 듯한 난폭한 액센트의 행진곡이며,
'알마의 주제'라고 불리는 F 장조의 제2주제는 '열정적으로'라고 지시되어 있고
제1주제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세계에 놓여 있다.
제1주제와 제2주제 사이에는
목관악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코랄이 놓여 있는데,
이 코랄 역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주제다 발전부에서는
숨돌림 틈도 없는 전투가 전개되며 느닷없이 카우벨의 메아리가 울리는
평화가 찾아오기도 한다.
발전부에 추진력을 주는 것은 역시 앞서 말한 '장단조 화음 리듬'이다.
재현부는 거의 제시부의 순서를 따르고 있으며
짧지 않은 코다에서도 제시부의 순서는 간략하게나마 다시 반복된다.
제2악장 스케르쪼(Scherzo (Wuchtig)
2악장에서는 스케르쪼 주제와 트리오 주제가 계속 반복된다.
스케로쪼-트리오-스케르쪼 1-트리오 1 스케르쪼 2-코다의 순서로
전개된다고 볼 수 잇는데, 각 주제는 돌아올 때마다 많은 변형을 겪는다.
스케르쪼 주제와 트리오 주제는 그 분위기에서 완전히 다르다.
스케르쪼는 '죽음의 춤'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묘하고 무시무시하며,
토리오는 가볍고 장난스럽다.
세 박자와 두 박자 사이에서 불규칙하게 변화하는 트리오를 통해..
말러는 그의 두 딸의 장난을 묘사하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알마는 바로 이 점에서, 이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장난이
점차 폭력의 세계에 지배받는 곡의 결말에 공포를 느껴야만 했다.
여기서 많은 학자들이 말러의 트리오가 R. 스트라우스의 가정 교향곡중
스케르쪼 주제와 유사하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스트라우스는 가정 교향곡이 스케르조 역시 아이들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고 하고, 이 곡의 악보가 출판될 때까지 말러가
스케르쪼를 작곡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보아도 말러가 스트라우스의
주제를 인용하고 잇는 것은 사실인 듯 하다.
제3악장 안단테 모데라토(Andante Moderato)
이 악장도 4번 교향곡의 느린 악장과 마찬가지로 두 주제가
번갈아 등장하는 구조로 짜여 있다.
파트 A - 파트 B - 파트 A1 - 파트 B1 - 파트 A2의 구조인데,
4번 교향곡과 전혀 다른 점은 두 주제가 대조되는 것이 아니라,
B의 주제가 A 주제에서 파생되어 나온 것이라는 점이다.
파트 B를 A의 작은 발전부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이다.
멜로디는 잔잔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지만 소방울을 배경으로 가진
클라이맥스는 웅변적이다.
인기 있는 말러의 느린 악장 중의 하나이다.
제4악장 피날레, 알레그로 모데라토(Finale Allegro Moderato)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말러 적인(매우 추상적인 형용사라고 할수 있는데)
음악을 들라고 한다면 선택하는 것이 교향곡 6번의 마지막 악장이다.
이유는 처절하게 투쟁하고 철저하게 패배하는 이 곡의 성격 때문일 것이다.
이토록 감상적인 곡도 없지만 곡의 형식은
1악장과 마찬가지로 흠 없는 소나타 형식이다.
제시부는 소스테누토의 서주를 포함하고 있으며 멀리서 울리는 듯한
음악이 제1주제와 서주를 잇는다.
A 단조의 제1주제는 공격적이고 리드미컬한 것이 특징이며
D 장조의 제2주제도 조금 덜 강하기는 하지만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발전부는 두 주요 주제 외에도 코랄 주제와 두 번의 해머 타격 등을
바탕으로 풍부한 상상력과 기교를 가지고 교향곡의 한계까지 나아간다.
역시 서주로서 시작되는 재현부에서는 그 후 멀리서 울리는 듯한
음악이 나오는 것은 동일하지만,
제1주제와 제2주제의 위치는 바뀌어 등장하게 된다.
코다에서 음악이 고통스럽게 증폭된 후 (초판에서는 마지막 해머의 일격도 가해지고),
꺼지듯 이 어둠 속으로 잦아들며 피치카토의 고독한 울림을 마지막으로
이 모둔 투쟁은 종결된다.
말러의 6번 교향곡의 작곡은 1903년
역시 마이에르니티의 여름 별장에서 시작되었는데,
그 곳에서 말러는 아내인 알마 말러와 1902년 11월에 태어난 어린 딸,
마리아 안나 말러와 함께 행복한 여름 휴가를 지내고 있었다.
알마 말러에 의하면 교향곡의 두 악장이 이해 여름에 작곡되었고,
나머지 두 악장도 이미 구상되었다고 하지만,
그녀는 구체적으로 어느 두 악장이 작곡되었는지 언급하지는 않았다.
작곡은 다음 해 여름에 계속되었는데,
말러가 별장으로 떠난 6월에 알마 말러는 임신 중이었기 때문에
비인에 남아야만 했다.
그녀 역시 7월 15일 두 번째 딸인 안나 유스티나('구키'라고도 불렀다)를 낳고선
바로 별장으로 떠났다.
아내와 두 아이와 함께 말러가 지낸 이 두 해의 여름은
그에게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작곡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휴가가 끝나갈 무렵 말러는 완성된 곡을
알마에게 들려줄 수 있었다.
같은 해 9월 말러는 아르놀트 베틀리너, 발터 등의 친구들에게도
곡의 완성을 알렸지만, 총보의 깨끗한 사본은 이듬해 5월에 완성되었다.
작품 배경 ; 개요 '비극적'이라고 알려진 곡의 제목은
작곡가 자신이 직접 붙인 것이다.
이 제목은 가장 간명하게 곡이 가지고 있는 것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이 곡이 말러의 교향곡 중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얄궂은 것은...
철저할 정도로 독일 음악의 절대음악 형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내용은 완전히 주관적인 자기 감정을 담고 잇다는 것이다.
R. 스트라우스 영웅의 생애와 가정 교향곡 역시 교향곡의 형식을 빌린
자서전으로 흔히 이 곡과 비교되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말러의 곡은 프로그램을 가진 이 곡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외형적인 면에서 절대음악이라는 사실이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 곡이 작곡된 두 해가 말러에게
그 어느 때 보다 행복한 시절이었던 점이다.
물론 말러의 의도를 필자보다, 독자보다 더 이해하지 못한 사람은 당연히 알마 말러였다.
하지만 알마는 이 음악이 그 어떤 곳도 아닌
말러의 가슴으로부터 흘러나온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었고,
말러가 곡은 완성한 후 그녀에게 들려주었을 때 부부는 함께 울었다고
그녀는 회상하고 있다.
알마가 진정 이해하지 못한 것은 같은 시기에 작곡된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말러의 심리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것으로서
낮에는 아이랑 실컷 장난을 치고 들어와 책상에 앉아서는
죽은 아이를 위한 침통한 가곡을 작곡했다.
원시의 작가인 뤼케르트는 실제로 아이를 잃어버렸기 때문이지만
말러는 새로 아이를 가진 행복만이 존재하던 시기였다.
결국 말러의 '비극'이란...
실제로 어떤 사건들이 동기가 되었다기보다는
삶에 대한 그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파울 베커가 지적하고 있듯이,
승리의 합으로 끝나거나(1번, 2번, 5번, 7번, 8번),
정화된 분위기의 결말을 가진(3번, 4번, 9번, 대지의 노래)
다른 교향곡과는 달리
6번은 완전히 어두운 결말을 가진 말러의 유일한 교향곡이다.
심지어 콘스탄틴 플로로스는
이 곡의 4악장에서 일부분(No. 165-166, schwer, 무겁게)을
레퀴엠으로 간주하고 있기도 하다.
곡의 구조는 지극히 정교하다.
말러는 악장의 독립된 분위기만으로 전체를 '비극'으로 채색하지는 않는다.
각 악장은 많은 부분에서 연결된다.
이를테면 3악장에서 호른은 1악장의 코랄 주제를 인용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1악장, 2악장, 4악장을 걸쳐 계속 등장하는 한 리듬 동기가 있다.
'장단조 리듬'이라고 불리는 이 리듬은 곡의 기본 리듬을 형성하는데,
이 동기를 악보로 보여드린다면 분명해지지만
잡지의 성격상 카라얀 음반의
1악장 1분 45초 - 1분 52초에 처음 등장한다고 밖에
이야기 할 수 없는 점이 필자로서는 아쉽다.
말러가 이 동기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한 기록은 없지만,
말러의 주위에 늘 등장하는 '꿈보다 좋으 해몽'을 만드는 평론가들
즉 파울 베커나 리하르트 슈페흐트 등은 그 중요함을 일직부터 간파하여
'운명의 판결' 등으로 이 동기를 일컫고 있다.
이 곡에서 또 다른 중요한 존재는 알마 말러이다.
알마 말러를 만난 이후 말러의 곡에서
알마의 모습을 빠뜨린다는 것은 불가능한데,
말러 스스로 1악장의 제2주제와 느린 악장이
알마 말러를 그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제대로 당신의 모습을 담았는지는 모르겠고
서투른 작곡 솜씨를 당신이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알마에게 말했다.
알마 말러의 주제는 이 소용돌이 속에서 유일하게 평화를 지닌 부분이다.
[Bochum:scholle/29.09.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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