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an, Beethoven(1770∼1827)

베토벤 / 피아노소나타 24번 테레제 소나타

scholle 2011. 4. 1. 00:14

Piano Sonata No.24 in F# major, Op.78

베토벤 / 피아노소나타 24번 테레제 소나타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Richard Goode, Piano

 

1. Adagio cantabile - Allegro ma non troppo

2.Allegro Vivace

1796년과 1799년 사이에 비엔나에서 베에토벤은..

브룬스빅가의 사람들과 알게 되었고,

1806년에 백작의 영애 테레제 브룬스빅과 약혼을 했다고 전해진다.

이 작품은 1809년 테레제에게 헌정된 것...

그러나 무슨 이유에선지 이 두 사람은 결합되지 못하였지만...

두 사람 모두가 언제까지나 서로의 애정을 잊지 못했다고 한다.

 

베토벤이 숨을 거두던 해에

울면서 테레제의 초상화를 껴안고 있던 장면을 친구가 목격했고,

테레제 역시 베토벤이 죽은 이듬해에 탁아소를 만들고

평생 독신인채로 그 일을 하다가 세상을 마쳤다...

 

그럼 테레제가 바로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이 되는 것일까..?

위의 사실만을 보아도 증명이 되고도 남을텐데...

그러나 이 또한 아직껏 수수께끼라 하니...

하지만..

그 논의의 여지가 그렇게 중요한 기준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한 거장이 어떤 여성을 진심토록 사랑하였고...

그 충만한 사랑이 이토록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음악을

배태할수 있었다는 사실을 감지하면서...

이 음악을 들어본다면 그 느낌이 배로 팽창될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또.. 나는 이 작품을 다루면서 간과 할수 없는 중요한 사실

한가지를 알게 되었다.

"화제에 오르는 건 언제나 올림다단조의 것[월광]뿐이다!

그러나 나는 정말 더욱 뛰어난 작품을 썼다.

올림바장조의 소나타에는 또 다른 내용이 있다!"

 

베토벤이 그의 제자 체르니에게 이렇게 말했다는 것은...

그가 이 작품을 [월광]보다도 훨씬 우위에 두었다는 점을 잘 알수가 있으며

또 한가지는 베토벤의 기호와 청중의 기호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피아니스트이며 음악학자인 파울 바두라 스코다는

그 원인을....

이 작품의 가장섬세한 시적 내용과 같은 섬세하고 숭고한

형식으로 옮긴 점에 있다고 말한다.

실지로 이 곡을 연주하는 사람들은...

무척이나 어려운 난이도에... 좌절하기도 한다던데...

서두의 4마디로 이루어진 아다지오 칸타빌레...

견고하게 쌓아올린 화성들이 부드러이 녹아내릴때 이런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내 마음 깊이에서 솟아오르는 이 진지한 감정은

언제까지라도 변함없이 지속이 될 것이오... 

뒤이어 흐르는 테마는..

퍽이나 진지하고도 겸허하게 느껴진다..

그래.. 사랑이란 온전히 자신을 낮추고 마음을 비우는 일이니까..

 

사랑을 느끼는 순간엔..

사람의 몸에 잠재하고 있던 세포의 촉수들이...

고스란히 열리고야 마는 것일까..

이 또한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너무나도 아름답고도 신비스러운 감정이니....

한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는 순간 서서히 깨어나는..

참으로 미세한 감성들이 걸러져..

이 노래의 여러 악상에 골고루 번져 있는 것을 그대로 느낄 뿐이다...

 

수없이 들으면서..

브렌델의.. 혹은 다른 연주자의 세밀한 손끝의 감각을 느껴보라..

한없이 다정하고... 섬세하고...

또 사랑하는 이를 향하는 가슴설레임도 느껴질 것이고...

무어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 떨림이 그대로 느껴질 것이다....

친밀한 감정들이 수많은 시간속에서 오고 가고...

그들 사이에 항시 음악이 존재했을 것이다...

 

레슨을 할 때나.. 베토벤이 피아노를 칠 때나..

그 음악속에서 마음이 흐르고 넘치어 더우기 풍성한 감동을 느꼈을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거장의 마음에 가까이 도달했던 한 여성이라...

그의 음악의 표현에 있어 보다 더 세세한 이해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도 생각해본다...

진지한 음악 안에서 이루어지는 만남은

그저 단순한 감정의 흐름만은 아닌 것 같다...

이를테면 거듭 거듭 쌓아지는 것이라 이야기 할수 있을까..?

교감하는 음악... 그 깊은 감동 안에서 독특하게 이루어지는 느낌은

감히 그 길이와 깊이를 측정할 수 없는 것이기에...

베토벤의 음악이 돌에 돌을 겹치고 세워서 벽에 색칠을 한 건축에 비교 할수 있는 것처럼...

 

마음과 마음이 겹겹이 세워지고..

그 층층마다 음악이 속속히 스며들어가 채색된지라...

쉽사리 부서지거나 허물어지지 못하는 평생을 가는..

참으로 가슴 저린 사랑이 여기에 있다...

이 곡은 보통 론도형식이라 하지만..

어떤 이는 변칙 소나타 형식이라고도 말한다...

악보를 보니.. 내 눈에는 거의 론도 형식으로 파악이 되던데....

그런 것까지 따지려 하니.. 좀 복잡해지네...^^

1악장과 비교 할 때 조금 대담하기도 한 주제가 들어서지만 그러나 무척이나 섬세하다..

마치 음표들을 희롱하듯... 장난스럽기도 하고...

이 곡을 연주할 때는 거의 중력이 없을 정도로.. 무척이나 가볍고

세밀한 감각이 필요할 듯하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듣기 시작하면서 그의 전기를 다시 한번 읽었었는데....

베토벤이 [월광]보다 높이 평가한 이 작품이..

어떤 모양으로 생겼는지 궁금했었다...

더더군다나 그가 오랜 세월동안 사랑했던 여성에게 헌정한 곡이라 하니..

더우기 호기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처음 들을 때의 그 느낌 또한 물론 잊을 수가 없지만....

내 미약한 수준에서나마 이 곡을 다루고 난 뒤의 더우기 진하게 밀려오는 감동은...

단순히 말로써 표현할 수가 없다...

그 선율 하나하나가 마치 미세한 가루가 되어 온몸에 퍼지듯..

테레제 소나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를 가까이 하면서...

너무나 감사하게 얻은.. 또 하나의 아름다운 수확이다...

[Bochum:scholle/01.04.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