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이 슬픔을 팔아서 / 이정우

scholle 2013. 1. 30. 05:08

이 슬픔을 팔아서 / 이정우

 

이 슬픔을 팔아서 조그만 꽃밭 하날 살까

이 슬픔을 팔면 작은 꽃밭 하날 살 수 있을까

 

이 슬픔 대신에 꽃밭이나 하나 갖게 되면

키 작은 채송화는 가장자리에

그 뒤쪽엔 해맑은 수국을 심어야지

 

샛노랗고 하얀 채송화 파아랗고 자줏빛 도는 수국

그 꽃들은 마음이 아파서 바람소리 어느 먼 하늘을 닮았지

 

나는 이 슬픔을 팔아서

자그만 꽃밭 하날 살꺼야

저 혼자 꽃밭이나 바라보면서

가만히 노래하며 살꺼야

 

[Bochum:scholle/29.01.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