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o Trio No.4 in E minor Op.90 'Dumky' Antonín Dvořák(1841-1904)
Beaux Arts Trio
Menahem Pressler piano Isidore Cohen violin Bernard Greenhouse cello
드보르자크의 ‘둠키’ 3중주곡은..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를 위해 작곡된 작품들 가운데서도
매우 인기 있는 작품이다.
이 곡은 ‘둠키’라는 부제 덕분에 더욱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피아노 3중주뿐만 아니라 슬라브 무곡과 피아노 5중주 등
드보르자크의 작품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둠키’ 혹은 ‘둠카’라는 말은
슬라브의 정서를 담은 일종의 명상곡을 뜻한다.
둠키(dumky)는 둠카(dumka)의 복수형이며 두마(duma)라는 단어의 축소형이다.
두마는 약 3세기 전 우크라이나 지방에서 유래한 민속음악으로
민족의 애환을 담은 일종의 서사적 민요로 고향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감성적인 표현이 돋보이는 노래다.
두마는 19세기 체코의 작곡가 드보르자크에 의해
클래식 음악작품에 적용 되면서 좀더 뚜렷한 성격을 띠게 되었다.
그것은 우울하고 몽상적인 명상곡 사이에
밝고 명랑한 음악이 중간 중간 끼어드는 음악이다.
감상적인 단조의 색채가 감성을 강하게 자극하는 순간
갑자기 빠르고 신나는 춤곡이 끼어들며 마법처럼 변모하는
변화무쌍한 전개야말로 ‘둠카’의 매력이다.
I. Lento Maestoso-Allegro (04'15)
II. Poco Adagio-Vivace Non Troppo (07'10)
III. Andante-Vivace (06'43)
IV. Andante Moderato (05'36) V. Allegro (04'04)
VI. Lento Maestoso-Vivace (04'52)
‘둠카’라는 말이 들어간 드보르자크의 작품들은
모두 그 특유의 감성적이고 즉흥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드보르자크의 피아노 3중주 작품 90은
모든 악장이 ‘둠카’로 되어 있어 더욱 독특한 느낌을 준다.
드보르자크는 이 곡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인정된 형식과는 다른 음악을 쓰려고 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는데,
그 때문인지 대개의 실내악곡들이 일정한 형식을 갖춘 4악장으로
이루어진 것과는 달리 이 3중주곡은 모두 6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특이하다.
각 악장은 연주시간 5분 내외의 짧은 둠카들로 구성되어 있어
모음곡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아마도 드보르자크가 1890년 11월에
‘둠키’ 3중주곡의 작곡에 착수할 당시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매우 작은 작품”을 작곡하고 있다고 적은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이제 나는 매우 작은,
정말로 매우 작은 소품을 작곡하고 있네.
(중략) 이 작품은 바이올린과 첼로, 피아노를 위한 작음 소품인데
행복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작품이지!
어떤 부분에선 명상적인 노래가 나오지만
다른 부분은 즐거운 춤곡 같은 음악이야.
드보르자크는 ‘둠키’ 3중주곡을
“매우 작은, 정말로 매우 작은 소품”이라 표현하고 있지만
이 작품의 음악적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둠카 특유의 우울하고 명상적인 음악과 빠른 춤곡의 강렬한 대조는
짧은 각 악장들마다 긴장과 활력을 부여하고 있기에
이 곡은 드보르자크의 그 어떤 작품들보다도 극적이고 변화무쌍하다.
또한 주제 선율을 장식적으로 변형해가는
변주의 원리까지 가세하고 있어 다채롭고 화려한 느낌을 준다.
드보르자크의 전통적인 4악장 형식의 피아노 3중주 구성에서 탈피해
오로지 6개의 짧은 ‘둠카’들을 모아 ‘둠키’ 3중주곡을 구성한 것은
작곡가로서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드보르자크의 과감한 도전은 예술적인 성공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성공도 이뤄냈다.
1891년 2월에 ‘둠키’ 3중주곡을 완성한 드보르자크는
바이올리니스트 페르디난트 라흐너와 첼리스트 하누슈 비한과 함께
이 곡을 프라하에서 초연한 이후 보헤미아와 모라비아에서 40여 차례나 다시 연주했다.
또한 드보르자크가 미국에 머무를 당시에도
그의 ‘둠키’ 3중주곡은 자주 연주회 무대에 오르면서
피아노 3중주곡의 주요 작품으로 확고한 명성을 얻게 되었다.
반세기 넘게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쳐온 보자르 트리오는
1955년 7월 13일 미국 버크셔 음악제에서 데뷔했고,
최근의 마지막 공연은 2008년 11월 6일 스위스 루체른에서 가졌다.
오리지널 멤버는 메나헴 프레슬러(피아노), 다니엘 길레(바이올린),
버나드 그린하우스(첼로)이며,
메나헴 프레슬러만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이올린은 이시도어 코헨, 이다 카바피안, 김영욱(1998~2002)을 거쳐
현재 대니얼 호프가 맡고 있다.
첼로는 피터 와일리가 버나드 그린하우스의 뒤를 이었고
현재 안토니오 메네세스가 맡고 있다.
아래 유투브 동영상은 2008년 4월 20일
샌프란시스코 허브스트 극장(Herbst Theatre)에서
메나헴 프레슬러, 대니얼 호프, 안토니오 메네세스의 연주 모습이다.
I. Lento Maestoso-Allegro
II. Poco Adagio-Vivace Non Troppo
III. Andante-Vivace
IV. Andante Moderato
V. Allegro / VI. Lento Maestoso-Vivace
둠키가 유래한 우크라이나 지방의 민속의상
드보르자크의 ‘둠키’ 3중주곡은 전체 6악장으로 이루어졌지만
그 가운데 첫 세 악장은 쉼 없이 계속해서 연주하도록 되어 있어
전체적으로는 4악장 구성의 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1악장이 시작되면 인상적인 서주가 연주된 후에
바이올린이 ‘동경의 테마’라 불리는 선율을 연주하고 첼로가 그 뒤를 따른다.
그 선율은 지극히 감상적이며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강한 단조 색채와 느린 템포, 서글프고 감상적인 분위기를 특징으로 하는
느린 부분에 이어서 갑자기 빠른 음악이 연주되면서
밝고 명랑한 기분을 표현한다.
이 빠르고 활기찬 음악은 앞의 우울한 음악과 그 분위기와 전혀 상반되지만
이 경쾌한 테마는 앞서 등장했던 우울한 동경의 테마와 그 뿌리가 같다.
이 테마는 동경의 테마가 장조로 바뀐 것일 뿐 실상 같은 선율인 것이다.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기쁘게 표현하는
드보르자크의 표현력에 감탄하게 된다.
2악장 역시 대조의 묘미가 강조된 음악이다.
처음에는 첼로가 장송곡 풍의 고요하고 명상적인 음악을 연주하지만
곧 이어서 바이올린이 빠른 춤곡 풍의 멜로디를 연주하면서 분위기를 바꾼다.
이어지는 3악장은 피아노의 단순한 반복 음으로 시작되는 이 음악은
애도하는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이 역시 대조적으로 밝고 명랑한 음악으로 이어진다.
하나로 연결된 1, 2, 3악장이 끝나면 잠시 휴식한 후 4악장이 연주된다.
그래서 4악장은 마치 일반적인 피아노 3중주곡의 느린 2악장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템포 역시 빠르지 않은 안단테 모데라토 (Andante moderato, 걷는 듯한 보통 빠르기)로
되어 있고 첼로의 서글픈 멜로디가 느린 악장 특유의 시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러나 이 악장도 역시 ‘둠카’이므로
알레그레토 스케르찬도 (Allegro scherzando, 알레그로보다 조금 느린 스케르초 풍으로)
부분이 시작되면 스케르초처럼 해학적이고 변덕스런 음악이 펼쳐지면서
첼로의 서글픈 멜로디와 대조를 이룬다.
율동미가 느껴지는 5악장에 이어
마지막 6악장이 시작되면 둠카 특유의 대조의 묘미가 더욱 강조되면서
화려하고 장대한 결말에 이른다.
이 악장에서는 느리고 장중한 서주로 시작된 후 꽉 찬 음향과 격렬한 표현,
시적인 분위기가 교차하며 개성적인 음악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그리고는 갑작스럽게 음악이 마무리되면서 강한 인상을 남긴다
[Bochum:scholle/27.11.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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