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다시 나만 남았다 / 이생진

scholle 2014. 11. 26. 21:24

 

다시 나만 남았다 / 이생진

 

다시 나만 남았다

영혼을 쫓아다니느라 땀이 흘렀다

영혼을 쫓아다니는데 옷이 찢겼다

 

자꾸 외로워지는 산길

염소쯤이야 하고 쫓아갔는데

염소가 간 길은 없어지고 나만 남았다

 

곳곳에 나만 남았다

허수아비가 된 나도 있었고

돌무덤이 된 나도 있었고

나무뿌리로 박힌 나도 있었다

 

그때마다 내가 불쌍해서 울었다

내가 많아도 나는 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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