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깊은 하늘 / 안희선
지워지는 하루의 풍경은
저녁을 향해 날으는 새처럼,
머얼리 도망간다
노을빛 꽃들의
몸서리치는 포옹에,
떨어지는 가녀린 잎
이 모두 아름다운 허위(虛僞)라 해도 좋다
진정 후회없을 고백으로
벌판을 딛는 마지막 햇살처럼
너도 나를 사랑으로 기억할 수 있다면
비록 내가 없어져도 좋을 이 계절
어둑한 바람결 선혈(鮮血)에 물든
그리운 가슴을 보러,
눈 깊은 하늘이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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