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 중국의 북 (Tambourin Chinois, Op.3)
독일의 쇼트 출판사에서 1910년
출판된 곡이지만 왠지 프랑스어로 된 제목이 붙어 있다.
곡은 앞서의 렌틀러들과는 달리
2/4박자의 리듬에 quasi presto의 급속하고 화려한 곡이다.
크라이슬러가,
중국을 여행하고 이 곡은 쓴 것은 아니므로
어디까지나 '이국적인'화려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작곡한 곡.
반주되는 피아노의 소리를 들어보면 제목을 쉽게 이해할수있다.
익살맞고 즐거운 곡이며 연주시간은 약 3분 20초 정도.
독일-오스트리아의 민속음악 근대적인 음악양식의 완성이
이탈리아에서 이루어졌고 그 음악의 근원도 라틴 계통의
종교음악에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당장 우리의 귀에 들려오는 라틴 음악은 특유의 강한 토속성을 띠고 있어
우리에게 이국적인 느낌을 '쉽게' 전해다 준다.
우리의 정서에 특히 잘 부합된다고 일컬어지는
러시아의 음악도 분명 어딘지 모를 정서적인 공감대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가장 대중적이라는 차이콥스키의 음악만 들어 봐도
러시아의 광활한 대지와 차가운 날씨,
거친 자연환경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토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각 나라의 음악마다 다소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시벨리우스의 음악이든, 바르톡의 음악이든,
스메타나이든, 브리튼이든, 생상이든, 라벨이든 간에
그들만의 독특한 민속성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우리에게 가장 쉽게 받아들여지는
'다른 민족'의 음악은 오스트리아-독일의 음악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들이 보편적으로 받고 있는 음악교육이
근본적으로 왜곡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진지하게 고민을 해 보았을 정도로 독일-오스트리아계통의 음악은
우리의 귀에 친근하다.
피아노 교육의 초보과정에서 흔히 교재로 사용하는
'피아노 동요곡집'에도 우리 동요 못지 않게 많은
독일 민요가 들어 있고 초등학교의 음악교재에도
'저 아랫마을에(깊은 산속 옹달샘)'라든가
'아름다운 아우구스틴(동무들아 오너라)'등의 독일 민요가 실려 있지만
이들 음악이 우리의 귀에 어색하기는커녕,
우리나라의 전통음악보다 훨씬 쉽게 와 닿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들의 음악이 세계인에게 얼마나 보편적인지를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며,
바흐에서 시작하여 모차르트와 베토벤, 브람스,
심지어는 극단적인 독일 민족주의를 내세운 바그너의 음악에 이르기까지
서양 음악의 핵심적인 위치를 독일 작곡가들이 독차지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러한 '보편성'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크라이슬러 [Kreisler, Fritz, 1875.2.2~1962.1.29]
크라이슬러는 1875년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태어나
1962년 뉴욕에서 세상을 떠난 20세기 전반기 최고의 바이올린 연주가이다.
신동이던 그는 7세의 나이로 빈음악원에 최연소 입학해
헬메스베르거에게 바이올린을, 브루크너에게 이론을 배웠다.
10세때 파리 음악원으로 옮겨 마사르에게 바이올린을,
들리브에게 작곡을 배운 그는 12세의 나이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게 되었다.
이듬해 미국 순회공연을 갖고 돌아와
그로부터 약 10년간은 의학을 공부하고, 군복무도 하느라
음악과 잠시 멀어졌다.
1898년 빈 필에 입단했고,
이듬해 니키쉬 지휘의 빈 필과 협연해 성공을 거둔 후,
50년 가까이 당대 최고의 스타 연주자의 지위를 누렸다.
제 1차 세계대전때 참전했다 부상당하기도 했던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의 조짐이 보이자 치를 떨며 미국으로 향했다.
그런데 미국에서도 교통 사고와 시력과 청력이 약해지는 불행을 당했다.
하지만 1947년 카네기홀 은퇴 연주회에서 무대에서 물러날 때까지 성실히 연주에 임했다.
크라이슬러는 탁월한 기교와 서정미가 풍부한 연주로
사람들을 깊게 감동 시켰는데
[사랑의 기쁨]
[사랑의 슬픔]
[비엔나 기상곡]
[크라이슬러의 자장가]등 많은 바이올린 소품들을 작곡해서
자신의 연주곡목을 풍부히 했다.
이 중 [사랑의 슬픔]은 [사랑의 기쁨]과 한 쌍을 이루는 유명한 곡인데
이는 비엔나의 옛 민요를 주제로 삼아 작곡한 왈츠이다.
가단조인 이 곡은 약간 어두운 느낌이면서 유려한 선율로 이루어져 있고
부주제로 된 중간부를 거쳐 다시 주부로 되풀이 되는 3부 형식이다.
[사랑의 기쁨]과 [사랑의 슬픔]을 같이 들으면 형식은 같으나
느낌이 다르므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사랑의 슬픔’과 ‘사랑의 기쁨’은 그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곡일 것이다.
따라서 그의 음악에, 그리고 이른바 "클래식 음악"에 첫발을 들여놓기 위해서도
가장 적절한 곡이 아닐까 생각된다.
[Bochum:scholle/05.05.2016]
'Fritz Kreisler (1875∼1962)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라이슬러 / 바흐 스타일에 의한 그라베 c단조 (0) | 2018.08.10 |
---|---|
Kreisler Caprice Viennois Op.2 비엔나 기상곡 (0) | 2013.11.23 |
크라이슬러(Fritz Kreisler) 바이올린 소품곡들 (0) | 2012.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