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겨울 바다 / 김남조

scholle 2017. 1. 27. 06:23

 

겨울 바다 / 김남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의 불 물 이항 위에 불 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삶의 허무와 절망을 극복하는 의지

 

내용

절망 속에 힘들어하는 화자가

겨울 바다를 찾아 인생의 유한성을 인식하며

절망을 극복하고 진솔한 영혼과 희망을 소망하게 되는 심정을 노래했다.

 

죽음과 소멸로 상징되는

'허무의 불'이 시간 앞에 순응하며

기도의 치유를 통해 사랑과 생성을 상징하는 '인고의 물'로

승화되는 장소가 모두 겨울바다에서 이뤄진다.

 

두 가지 대립되는 이미지를

모두 가지고 있는 공간으로 작품 전반의 심상을 담고 있다.

 

김남조 시인은 기도하는 시인이다.

팔순을 맞이하여 어언 60여 년의 시력(詩歷)으로 간구해온

그의 시편들은 사랑과 생명과 구원으로 충만한 기도들이다.

 

"혼자는 아니다.

누구도 혼자는 아니다. 나도 아니다.

 

실상 ...

하늘 아래 외톨이로 서 보는 날도 하늘만은

함께 있어 주지 않던가.

 

삶은 언제나 은총(恩寵)의 돌층계의 어디쯤이다.

사랑도 매양 섭리(攝理)의 자갈밭의 어디쯤이다.

(설일(雪日))를 낭독하는 떨리는 듯한

그러나 결기 있는 시인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남상학의 시/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