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사랑하고 싶은 사람 / 이성선

scholle 2017. 12. 3. 04:26

 

사랑하고 싶은 사람 / 이성선

 

"물에다 몸을 비추고 있는

나무 둥치를 바라보다가

 

푸르름을 그 속에

오히려 더 깊이 펼친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황홀해 보여

나무 곁에 서서

 

나도 나무 아닌 사람으로

자신을 들여다 본다.

 

거울 속의 내 얼굴은 너무 잘 비치어

차라리 추하게 보이더니

 

물 속의 사내는 흔들림 속에

왠일로 조금은 슬프고 외로운 듯 깊고 멀리 있다.

 

그런 그 사내가

옛 사람처럼 갑자기 그리워져

 

모든 것 버리고

와락 달려들어가 껴안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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