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싶은 사람 / 이성선
"물에다 몸을 비추고 있는
나무 둥치를 바라보다가
푸르름을 그 속에
오히려 더 깊이 펼친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황홀해 보여
나무 곁에 서서
나도 나무 아닌 사람으로
자신을 들여다 본다.
거울 속의 내 얼굴은 너무 잘 비치어
차라리 추하게 보이더니
물 속의 사내는 흔들림 속에
왠일로 조금은 슬프고 외로운 듯 깊고 멀리 있다.
그런 그 사내가
옛 사람처럼 갑자기 그리워져
모든 것 버리고
와락 달려들어가 껴안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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