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내게 다시 사랑이 찾아온다면..
은행잎 우수수 지고 산들도 텅 빈날
산들한 국화꽃 향기 바람을 타고 오렴
영혼도 환히 비치는 투명한 이 가을
엷은 꽃그늘이 손등을 스치듯
한방울 분홍 꽃물이 옷자락에 튀듯 오렴
평생 서툴렀던 신음같은 내 사랑아
명치끝에 떨리는 아직 가쁜 숨결아
마지막 간절함으로 등을 하나 켜든다
그리 멀지않은 곳에 영원이라는 마을이 있어
연민이란 등불 하나 잘 익혀 들고 가면
그 마을 어디쯤에서 마중나올 너만 같다
최길하
[어느날 내게 다시 사랑이 찾아온다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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