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명(鹿鳴)]

송년 / 시 / 김남조

scholle 2019. 12. 24. 02:57

 

송년 / 시 / 김남조

 

사방 꾸짖는 소리만

발구르며 통분하는 사람만

이에 한 대답 있어

내 잘못이라 모두 내 잘못이라

 

빌고 빌어 손바닥 닳고

퍼렇게 언살 터지느니

이렇듯 내 속죄값으로

너희는 편안하여라.

 

삼동의 아린 눈물 더하여

땅에 바라는 온갖 꾸지람을

피에 보태고 살에 보태어

질기고 풋풋한 것들 다시 솟아내리니

모쪼록 너희는 소망하여라

 

내탓이요 내탓이요.

모든것이 다 내탓이오. 침묵하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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