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

이해인의 시집[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싶다 중에서]

scholle 2008. 1. 14. 01:37

꽃 지고 난 뒤

바람 속에 홀로 서서

씨를 키우고

씨를 날리는 꽃나무의 빈집

 

쓸쓸해도 자유로운

그 고요한 웃음으로 평화로운 빈 손으로

나도 모든 이에게 살뜰한 정 나누어주고

그 열매 익기 전에 떠날 수 있을까

 

만남보다 빨리 오는 이별 앞에

삶은 가끔 눈물겨워도 아름다웠다웠다고

고백하는 해질 무렵 어느 날

애틋하게 물드는 내 가슴의 노을빛 빈집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싶다 중에서]

그동안 내가 빚어놓은 시의 글꽃들을

부족한 대로나마 곱게 엮어 사랑하는 이들에게

오랜만에 작은 선물로 바칠수있는 이 가을..

나는 새삼 행복하고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 -

이해인의 시집 서문에서

[Bochum:scholle/14.01.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