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지고 난 뒤
바람 속에 홀로 서서
씨를 키우고
씨를 날리는 꽃나무의 빈집
쓸쓸해도 자유로운
그 고요한 웃음으로 평화로운 빈 손으로
나도 모든 이에게 살뜰한 정 나누어주고
그 열매 익기 전에 떠날 수 있을까
만남보다 빨리 오는 이별 앞에
삶은 가끔 눈물겨워도 아름다웠다웠다고
고백하는 해질 무렵 어느 날
애틋하게 물드는 내 가슴의 노을빛 빈집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싶다 중에서]
그동안 내가 빚어놓은 시의 글꽃들을
부족한 대로나마 곱게 엮어 사랑하는 이들에게
오랜만에 작은 선물로 바칠수있는 이 가을..
나는 새삼 행복하고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 -
이해인의 시집 서문에서
[Bochum:scholle/14.01.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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