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노래 / 이해인
숲과 바다를 흔들다가
이제는
내 안에 들어와 나를 깨우는..
바람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놓고
햇빛과 손잡는 눈부신 바람이 있어 가을을 사네
바람이 싣고 오는 쓸쓸함으로
나를 길들이면 가까운 이들과의
눈물겨운 이별도 견뎌낼 수 있으리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사랑과
기도의 아름다운 말
향기로운 모든 말 깊이 접어두고
침묵으로 침묵으로
나를 내려가게 하는 가을 바람이여
하늘 길에 떠가는 한 조각 구름처럼
아무 매인 곳 없이 내가 님을 뵈옵도록
끝까지 나를 밀어내는 바람이 있어
나는 홀로 가도 외롭지 않네
[Bochum:scholle/14.09.2009]
'[시인들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런가 봐 / 고미 (0) | 2009.10.13 |
---|---|
나의 9월은 /서정윤 (0) | 2009.09.17 |
가을 서곡 / 박종영 (0) | 2009.09.11 |
이별 연가 / 오현순 (0) | 2009.08.25 |
아침의 향기 - 이해인 (0) | 2009.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