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이 주절이]

2011년의 가을을 보내면서...

scholle 2011. 11. 18. 04:52

햇볓이 따듯한 늦가을의 오후

대지는 호수를 품고 나른한 하품을 하는가보다

부드러운 가을바람이 물위에 조용히 가라않고 서성이며

물위를 맴돌던 백조 한쌍이 물속으로 자맥질을 한다

 

여름 내 화려한 저마다의 푸르름을 자랑하던 잎새들은...

어느덧 무거운 시간을 털어내지 못해 고개를 떨궜다

벌거벗은 모습이 안쓰러운 나무들을 안개가 포근히 감싸안고 위로해 주고있다 ...

 

가을의 마지막 모습을..

오래 오래 즐기고 싶은 날이다..

앙상하게 잎새를 떨군 바람이 가슴에 휘파람 소리를 낸다..!

우리 모두들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걸까!!..

아~ 인생은 잠깐 부는 바람인것을..

조금전에 시작했지만 이미 종착역인것을..

오늘 걷던 이 길..

내일은 다른 사람들이 걷고 있으리라!..

한곳을 향해 가는 우리 모두의 길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욕심을 내는 일이 모두가 허무한 것인데...

오늘도 사람들은 그것에 메달려 있다

철학의 시조라고 불리는 탈레스가

어느날 저녁 하늘의 별을 관찰하다가 개천에 빠졌습니다

뒤 따르던 하녀가 배꼽을 잡고 웃으며 말했답니다

바로 앞의 개천도 못보는 사람이 그렇게 먼 하늘에 있는것을 어떻게 찾으려 하십니까.!

 

철학은 이미 죽었습니다

종교도 이미 죽었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보이지않는것들을 위해서 인생을 허비하지요!

푸른 하늘을 사랑하세요!

하늘을 날으는 새를 사랑하세요!

부는 바람을.

흐르는 호수를 ..

보이는것만 사랑하고 살아도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만나지 못하고 떠나게 되는것을 ...

물고기는 바다에서 고요하며

짐승들은 땅 위에서 소리지르며

새는 공중에서 노래 부른다

 

그러나,

사람이란 자기속에 바다의 고요와 지상의 흰소와

그리고 하늘에서의 노래를 지니고있다 타골이 "길잃은 새들"에서 쓴 글입니다.

벤취에 앉아 있는 숄래에게 슬며시 다가온 백조 한마리.

아무것도 얻지 못하자...

미련을 버린듯 돌아서 헤엄처 가고..

미안해!..백조야!

먹이 준비를 못해서...

몇년전...

이 호수가를 거닐다가 우연히 만났던 엘릭스도

저분처럼 자전거를 타고 왔었다..!

부인이 술을 너무 마셔대는 바람에 살고싶은 생각이 하나도 없다던 친구..!

지금은 엘릭스도 그의 부인도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다

발밑으로 툭툭 떨어지는 낙옆들이

가슴으로 치밀어 한숨처럼 자꾸 추억을 밀어낸다

우리는 모두가 외로운 존재들이다!

모두가 더불어 살아 가는듯 하면서도 늘 홀로 있음을 알게되고

때로는 홀로 있고 싶으나 홀로 있을수 없어서 또한 고독한 존재들이다.

 

우리는 낙옆처럼 모두가 제 각각이다

몇잎 남은 낙옆을 보면 목이 메인다는 어느 시인의 눈물이...

가지마다 방울 방울 메달려 있다

 

바람조차 낙옆을 피해 가는듯 가지조차 조용하다

잔잔한 삶을 살게 하소서.

호수처럼 평화로운 마음위에 호젖히 안개 띄우고

바람따라 흔들리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으며

나 또한 흔들리는 잎새처럼 그렇게 살게 하소서.

ouroboros 의 마지막 공연이 오늘 끝난다 하여도

조용히 미소짖는 잔잔한 마음이게 하소서.

이 가을을 닮은 평화로운 눈물이게 하소서.!

몇번이나 훌쩍 떠나고 싶어 안달하던 마음을 휘어잡느라

몇일동안 마음고생을 했다 여보,다녀 오구려..!

물기 머금은 옆지기의 그 가을을 닮은 목소리가 아니었다면

훌훌 털고 떠났을것을.. .

가을이 간다 올해도 아무것도 한것이 없는데...

소중한 세월은 그렇게 일년의 시간을 마감하고 있다

생을 다 산다 해도...

결국은 아무것도 한것이 없다는것을 깨닫고

우리는 모두..

그것을 두려워 하는것은 아닐까!!..

외로운 영혼의 섬중에서 / 조병화

 

내 마음 깊은 곳엔

나만이 찾아갈수 있는

외로운 영혼의 섬이 하나 있어

쓸쓸할땐 슬며시 그 곳으로 숨어 버립니다.

 

내 마음 가려진 곳엔

나만이 소리없이 울 수 있는

외로운 영혼의 섬이 하나 있어

고독할 땐 슬며시 그 곳으로 숨어 버립니다.

 

아, 이렇게 내 마음 숨은 곳엔

나만이 마음을 둘 수 있는

외로운 영혼의 섬이 하나 있어

만사가 싫어질 땐 슬며시 그 곳으로 숨어 버립니다.

 

내 마음 보이지 않는

나만이 숨을 수 있는

외로운 영혼의 섬이 하나 있어

쓸쓸하고 쓸쓸할 땐 슬며시 그 곳으로 숨어 버립니다.

 

한동안 먼 시골에 살고있는 지인에게 갑니다

다녀와서 뵙겠습니다..!

숄래를 아시는 모든분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Bochum:scholle/17.11.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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