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추경희 시간이 가랑잎에 묻어와 조석으로 여물어 갈 때 앞 내 물소리 조약돌에 섞여 가을 소리로 흘러내리면 들릴 듯 말 듯 낮익은 벌래소리 가슴에서 머문다 하루가 달 속에서 등을 켜면 한 페이지 그림을 접 듯 요란 했던 한해가 정원 가득 하늘이 좁다
10월의 두번째 주일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가을이 주는 선물 밤을 줍기 위해 친구집을 방문하곤한다 저녁 늦게까지 케익을 굽고 김밥을 싸는 옆지기의 손길이 바쁘다..
휴일의 아침은 아우토반이 한산해서 운전하기가 좋다 처음 독일에와서 시원하게 뚤린 고속도로가 좋다고 신나게 달리다가 사진 찍혀 벌금을 문 자리가 바로 이자리 Schwelm 이다..^^
도로공사를 시작한지 10년이 넘도록 꾸물거리던 공사가 이제야 겨우 끝나가는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방음벽을 설치하면 아마 이공사가 끝나는 모양이다.. 산속의 도시 Wuppertal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우토반은 Koblenz다 사방이 숲으로 쌓인 도로를 따라 운전을 하면 피곤을 모를 정도로 멋진 아우토반.. 하지만... 이곳도 꽤 조용하고 도로가 미끄러지듯 조용해서 좋다
산보를 떠나는듯 들뜬 옆지기의 재잘대는 소리를 듣다보니 어느곁에 다 왔다 Menden... Köln에서 가까운 도시인 Sant-Augustin의 길목에 있는 아름답고 숲속에 쌓인 작은도시다 더 나이들면 이곳으로 이사오고싶을 만큼 정이가는 도시이기도하다
눈을 감아도 훤히 길을 알수있을 정도로 자주 찾아온 곳 친구란 그래서 좋은가보다.
이제 짧아진 하루 해가 아쉬운데... 오랫만에 만난 옆지기와 친구부인의 속닥거림이 언제 끝날줄 몰라 재촉하고 서둘러서 산길을 찾아 나선다..
밤나무들과 포도나무가 섞여있는 이 작은 산은 아직 포도나무가 푸르다 가을이 웅크리고 앉은 모습들이 곳곳에 보이기는 하지만..
오래 이곳에 살아 이젠 구석구석을 잘아는 친구가 안내하는 길을따라 밤나무가 즐비한 산길로 들어선다 사리가 즐비한 지역을 지나 숲길로 들어서니 사방이 밤나무로 뒤 덮혀있다 한여름의 이곳은... 햇볓이 들지않을 정도로 무성한 잎들이 하늘을 가리고 있는곳이다
어디로 갈까!!..^^ 어디로 가야 크고 속이 꽉찬 밤을 주울수 있을까!! 설명하고 안내하는 친구를 따라 숲속으로 들어서니...
떨어진 밤나무 잎새들이 온통 산을 뒤 덮고있다 이제부터 지천에 널려있는 밤을 줍기만하면 된다 때로는 ... 발로 꾹 밟으면 커다란 밤알들이 두개씩 튀어나오고... 순간 순간 부자가 된 듯한 충만함이 가득 해 진다
죄없는 풍댕이를 밟는 일이 없도록 조심조심 안으로 들어가본다.. 도토리가 온통 산을 뒤 덮고 있으니 다람쥐의 천국이기도 한 이곳엔 왕버섯들도 많아 독일사람들도 버섯을 따러 자주 오고있다 줍느라고 정신없는 옆지기..^^ 욕심대로 잔뜩 줒어 가져간 왕밤들을 주위에 나눠 주고도 남아서 창고에 보관했다가 결국은 먹지도 못하고 버린 경험이 있는지라 적당히 조금만 줒어가면 될 일이건만... 옆지기의 손놀림을 보니 ...ㅋㅋ 아마 뭔 일이 생길것 같은 기분이..!!^^ 밤을 줍는 사이 사이 집에가서 장식에 쓴다고 예쁜 나무가지도 취하고...ㅎㅎ 조심 조심 풍댕이 조심 ...!! 필요없이 살인자가 안될려면 발조심 풍댕이 조심..^^
숲은 얼마나 풍요롭고 자비로운지!.. 욕심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어머님의 미소같은 자애로운 모습이다 열심히 밤을 줍고있는 친구가 문득 고마운 마음이 든다.. 썩어 흙으로 돌아가는 나뭇가지에 초록의 생명을 입혀 쓰다듬어 주는 자연의 아름다움 바람소리가 나무 가지를 흔들면 키타의 선율같은 비음과 새소리만 들려오는곳.... 드디어 첫번째 발견한 왕버섯. 벌써 벌래들이 시식을 하셨다 버섯을 채취하던 독일할머니가 가르처 주신 먹는버섯과 독버섯을 구별하는 법도 처음 이산에서 만난 독일 할머니에게 배운 지식이다 어느 화가의 작품처럼 자연이 만든 초록의 색갈 아~ 가을아..!! 부끄러운 여인의 미소처럼 너는 어찌 그리도 아름다울까!!.. 문득 두팔 활짝 벌려 안아주고 싶어진다.. 여기 저기 세월의 무개를 못 이긴 밤나무들이 비바람 몹씨 치던날... 뿌리조차 뽑혀 쓰러지고 그곳엔 어김없이 새싻을 돋고 새로 자라나는 어린 밤나무의 모습을 볼수있다... 가을 하늘은 어찌 저리도 곱고 아름다운지..!! 가을이 주는 선물이 너무 고마운 생각이든다 어~이!.. 이제 슬슬 배들 고플텐데 김밥이나 들고 또 줍지..!!^^ 저린 무를 갑자기 구할수가 없어 배추를 삶아서 간 절임으로 무친 김밥이지만... 김밥을 싫어하는 사람 없다는 말대로 반합 두개에 가져온 8인분의 김밥이 거의 다 사라졌다..ㅋㅋ 맛있게 먹어줘서 고맙습니다..!!^^ 밤을 줒으며 바라보는 라인강의 가을은... 어찌 저리도 푸르고 아름다운지!!.. 우리나라의 4대강 사업도 결실을 맺어 아름다운 자연환경속에 모두가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시원한 공기와 함께 밤도 줍고 가을도 줍고 그리고.. 친구와의 우정도 줍고 좋은 하루를 보냈다.. 거리의 과일 상점에서 파는 밤보다 훨씬 맛이 있고 신선해서 터키사람들의 싹쓸이 공격을 받고 있지만... 그래도 크게 욕심없는 숄래는.. 이곳에 올때마다 충분히 보상을 받고 있음을 늘 감사해 한다 파랗고 싱싱한 깻잎에 꽃이 피었다 계절의 감각은 인간들만이 느끼는것은 아닌가보다 꽃도 나무도 가을을 준비하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보게되니 말이다.. 밤 운전 하기가 싫어 저녁식사후에 출발했다.. 아디유~친구여!.. 오늘 저녁은 느긋한 마음으로 삶은 왕밤을 먹어야겟다 ..^^ 이 밤으로 약밥을 해 준다는 옆지기의 말에 군침이..^^ [Bochum:scholle/16.10.2011]
'[주절이 주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년의 가을을 보내면서... (0) | 2011.11.18 |
---|---|
시장보는 날" (0) | 2011.10.29 |
가을 맞이...!! (0) | 2011.10.08 |
Die Balearischen Inseln (발레아레스제도의 섬) Menorca(2) (0) | 2011.10.05 |
Die Balearischen Inseln (발레아레스제도의 섬) Menorca (0) | 2011.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