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너에게 쓴다 / 천용희

scholle 2012. 4. 21. 05:11

너에게 쓴다 / 천용희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꽃 진자리에 잎 피었다

 

너에게 쓰고..

잎 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 풍화 되었다

 

[Bochum:scholle/20.04.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