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변주곡 작품 32를 연주하여 대성공을 거둔 행운의 장으로 열렸다.
여기서부터 다음의 아베크 변주곡으로 이어지는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슈만도 따라서 처음에는 같은 방법을 생각한 듯
관현악을 위한 서주의스케치가 정리된 형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완성되어 출판된 것은 곧바로 주제에서 시작되는 독주곡으로 신선한 피아니즘과 다감한 시정의 교류는 이미 훌륭한 완성도로 새로운 양식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이 작품의 출판을 목전에 둔 슈만은(1831년 9월 21일)
어머니에게 기쁨에 찬 편지를 써 보냈다.
저의 마음은 지금 희망과 예감에 차 있습니다.
바다를 앞에 둔 베네치아의 대성당과 같이
높고 큰 자랑스러움을 가지고 넓은 세계로 펼쳐 나갈 것입니다.
세계는 넓혀지며, 전체를 차지 할수있는 세계예술가의 고향인 세계입니다.
이 최초의 한 방울이 광대한 대기에 안개로 흩어질
한 방울은 자칫 상처입은 마음의 고통을 덜어주고 상처를 고쳐 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은 이 얼마나 마음 편한 아름다운 생각이겠습까..
곡은...
백작 파울리네 폰 아베그라는 슈만의 상상력의 소산인
가공인물에게 헌정되었다.
테마-F장조 아니마토 3/4박자.
아베그란 이름의 정체는 위에서 말한 대로 수수께끼이지만
이것을 음명으로 옮겨 놓은 A-B-E-G-G의 울림은
지극히 낭만적인 여운을 가지고 있다.
라시도레미파솔 을 ABCDEFG 라고 표기하는데,
( 독일계명은 영어표기와 조금 다릅니다 )
A(라) B(시♭) E(미) G(솔) G(솔) 이란 계이름으로,
못갖춘 마디, 옥타브로 진행됩니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는
자신의 이름인 Bach를 사용해서 4개 음표의 음렬을 만드는
작업을 즐겼던 작곡가였다.
그런데, 독일어로 된 음체계에서 일곱 번째 음은 B가 아니고
H로 불리고, 영어식 표기에 있어서
B플랫이 독일어식으로는 B가 된다.
따라서 독일어 B-A-C-H를 영어식 음명으로 다시 정리해보면
B플랫-A-C-B(내추럴)이 된다.
바흐가 쓴 작품들 가운데 하나인 크리스마스 코랄
“높은 하늘에서 나는 왔도다”에 의한 변주곡 등
여러 작품에 B-A-C-H의 음형이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이 문자열을 사용한 그의 대표적 악곡은
만년의 대위법적 대걸작 `푸가의 기법`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네 개의 음렬 B-A-C-H는 반진행, 역진행 등
다양한 변형을 거치고,
이 기하학적 대작을 조립하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가 되고 있다.
그런데,
바흐 이후 문자열에 의한 암호놀이를 가장 즐긴 작곡가로는 단연 슈만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슈만이 사용하고 있는 암호놀이에는
그의 아내인 클라라와 사랑하기 이전에 알고 지냈던
몇몇 연인들의 이미지가 개입돼 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아베그 변주곡`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작품의 주제는 a-b-e-g-g라는
다섯 개의 음렬로 구성돼 있다.
평범하면서도 로맨틱한 이 멜로디는, 이 작품을 헌정 받은
백작 영양 파울리네 폰 아베그의 이름을 딴 것이기도 하고,
그와 친하게 지냈던 피아니스트 메타 폰 아베그의 이름이기도 하다.
사람이야 누구가 됐든
이 변주곡은 Abegg라는 사람의 이름을 음으로 풀어
A -Bb - E - G - G 라는 5음을 동기로 삼아 곡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슈만은 주어진 주제를 계속 변형시켜 가며 되풀이하는
새로운 작곡 기법을 개척했는데...
이러한 기법은 낭만주의 사조의 주류를 이루게 되고,
아울러 복잡한 리듬의 전개와 당김음을 많이 사용하는 등
여러 특징을 지니고 있다.
[참조:곽근수의 곡해설중에서] [Bochum:scholle/19.10.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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