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려나 말하려나
겨우내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이 말부터 하려나
겨우내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산울림도 울리려나
나의 겨울나무 새하얀 바람 하나 지나갔는데
눈 여자의 치마폭일 거라고
산신령보다 더 오래 사는 그녀 백발의 머리단일 거라고
이런 말도 하려나 산울림도 울리려나
어이없이 울게 될 내 영혼 씻어내는 음악 들려주려나
그 여운 담아 둘 쓸쓸한 자연 더 주려나
아홉하늘 쩌렁쩌렁 산울림도 울리려나
나의 겨울나무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싶던 새들도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 져 얼어 버리고
허무의 불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혼령(魂靈)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날이 저물어 가듯
나의 사랑도 저물어 간다
사람의 영혼은 첫날부터 혼자이던 것
사랑도 혼자인 것
제몸을 태워야만이 환한 촛불같은 것
꿈꾸며 오래오래 불타려 해도 줄어드는 밀랍
이윽고 불빛이 지워지고 재도 하나 안남기는 촛불 같은 것
날이 저물어 가듯 삶과 사랑도 저무느니
주야사철 보고지던 그 마음도
세월따라 늠실늠실 흘러가고
사람의 사랑 끝날엔 혼자인 것
영혼도 혼자인 것
혼자서 크신 분의 품안에 눈감는 것
[Bochum:scholle/13.12.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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