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아무도 알지 못하지 / 이정하

scholle 2015. 9. 1. 13:11

내 가슴 깊숙이 자리한 나뭇잎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지.

 

기다림으로 제 한 몸 붉게 물들이고

끝내는 싸늘한 땅으로 떨어지고야 마는

한 잎 나뭇잎,

그 나무잎을 알지 못하지.

 

내 마음을 흔들고 지나간 한 줄기 바람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지.

 

다시 온다는 한마디 말만 남기고

훌쩍 떠나버린 그대,

내 뼈 속 깊이 아픔으로 박혀있는 그대를

아무도 알지 못하지.

 

한 줄기 바람으로 스쳐 지나간

그대를 아무도 알지 못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