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원시 / 오세영

scholle 2016. 12. 11. 05:10

 

원시 / 오세영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답다

무지개나 별이나

벼랑에 피는 꽃이나

멀리 있는것은 손에 닿을 수 없는 까닭에 아름답다.

 

사랑하는 사람아,

이별을 서러워하지 마라.

내 나이의 이별이란 헤어지는 일이 아니라

단지 멀어지는 일일 뿐이다.

 

네가 보낸 마지막 편지를 읽기 위해선

이제 돋보기가 필요한 나이,

늙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보낸다는 것이다.

머얼리서 바라볼줄을 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