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달빛 발자국 / 이성선

scholle 2018. 7. 26. 23:56

 

달빛 발자국 / 이성선

 

달빛이 산길을 쓸자

냇물처럼 길이 산 위에 떴다

 

너구리 까투리 고라니 산밤 찾는 들쥐들

발가락에 달빛 묻어

 

어떤 발자국 줄은 산 위에서

별 쪽에서 사라지고

 

다른 줄은 마을로 내려오고

또 한 줄은 내 잠 속으로 숨어들어

 

꿈의 세상에 발자국을 찍었다

 

내 뼈골 속에 흩어져

달빛으로 찍힌 작은 하늘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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