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여름하기를 (농부시인 /신용재)
목련은
지난 가을부터
두 손을 모으기 위해
가진것 모두 다
내려 놓았다
부디
혹한의 시간에도
푸르른 것들
부러워하지 않기를
고난과 헐벗음
부끄러워하지 않기를
봄의 생기가 돌아와
비할 수 없는 순백으로
잎보다
먼저 태어나
달고 부드러운 향기
뿜어낼 수 있기를
봄이 여름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너희도 서로 (농부시인 /신용재)
인생을 걸으며
우리
하늘을 보고 꽃을 본다
비에 젖고 먼지를 마신다
동행이 있어 좋다
좋다만,
항상
그런것은 아니다.
때론 그가
하늘이 되고 비가 된다
또한 내가
꽃이 되고 먼지가 된다
그렇다 우리는
그러므로 우리는
젖은 눈으로
하늘을 보자 꽃을 보자
뜨거운 눈물로
비에 젖은 마음
흙물든 발등을 닦아주자
우리가 서로.
오늘도(농부시인 / 신용재)
님이여
그렇게 좋았던 마음이
추억이 되었습니까
어느 길모퉁이를 지나며
차를 마시며
비에 젖으며 나누었던
수많은 이야기
달콤했던 약속이
추억이 되었습니까
그때나 지금이나
인생은 여전히 어설프고
이토록 빠르게
꽃이 피고 질거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변한것
하나도 없습니다
님이여
그리하여 나는
오늘도 그길을 걸으며
차를 마시며
비에 젖으며
당신께 나아갑니다
아! 벨릭스 벨릭스여!( 농부시인 / 신용재)
나는 지금
행복을 꿈꾸며
행운을 쫒아서 살아간다
오직 나의 오직 나만의
정의로운 삶은
욕심의 무덤에 덮어두라
눈 감으면 그뿐이다
절재의 삶은
가난한 자의 넋두리
욕망이 끄는 삶을 살아가리라
장차 올 심판
두렵기는 하지만 죽어바야 아는것
나는 지금 개똥 밭을 뒹군다
뒤돌아보지 마라
올려다보지 마라
내다보지도 말라
지금은 가라
틈이 있으면 내가 너를
다시 부르리
아! 벨릭스
여기 한줌 잿더미 되다
눈물(농부시인 / 신용재)
못하겠다
꾹꾹 참아보려 했는데
차마 못하겠다
흐르는건
흘러 가도록
놓아 버려야 하는것
맑은물이 솟구쳐
흐르는것이 흐르고 흘러
막을수도 없는것
차마 못하겠다
가난한 사람의 하루(농부시인 / 신용재)
어쩌면 한 웅큼
딱
그만큼만 가졌으면 했습니다
운이 좋아 한웅큼
딱
그만큼을 거머쥐면 슬펐습니다
손이 작아
꿈이 작아
아주 많이 슬펐습니다
그것이 뭐라고
지인이 보내 준 시집 한권을..
"bibliotherapy" 하는 마음에
자정이 넘도록 단숨에 읽어 버리고..
그냥 덮어버리고 잠자리에 들기는 뭔가 허전하고 섭섭한 마음에
여기 몇개의 시"들을 올려봅니다.
지방의 작은 소도시에 개척 교회를 세워
목회 하시고 농사 짖고 목수 일 하시면서 틈틈이 시"를 쓰는
일인 사역의 삶을 사시는 그 노고와 열정에
존경과 감사를 함께 하면서
목사님의 앞길에 크신 은혜가 함께 하시기를 기원하면서...!
[아울러 책을 보내주신 방집사님께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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