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심(虛心) 백원일(月峰)
노을 진 들녘에
마음 묻어놓고 갑니다
혹여
잊지나 않았나 망설임에
저절로 눈물이 앞을 가리는데
세월이
바람결에 실려
골 패인 삶을 보면
가슴의 살을 도려내는듯 합니다
무수한
사연들에 휩싸여
해와 달이 달음질 칠때
이제는 눈.귀 멀고 말았지만
행여나
하늘따라 흐르는 구름
미쳐서 춤추더라도
내일은
희망의 웃음이
얼굴을 파묻고 있겠지요
봄빛 /백원일(月峰)
노크도 소리도 어렴풋이
제 스스로 온다.
나이테 테두리를 셀 틈도 모르듯이
한둘이 늘어난다 주름이.
온천지가 싱그러움으로 천둥치며 요염일 때
나 또한 청량감으로 삶을 노래하는데
자연의 순리는 큰힘으로
만물을 탄생시키고 녹여버린다
얼떨결 생의 물결에
하나의 유성처럼 흐르다 충돌하여
짧은 불꽃으로 사라지면
하나의 가녀린 빛줄기를 남기고
그리움 그리움으로
떨리는 여운만 남기겠지
씨붙이의 가슴에 눈부심이
대지의 꽃으로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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