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회 생일]
오늘은 옆지기 60회생일을 맞는 날이다,
몇일전 부터 서툰 솜씨에 집안 장식을 하고 이것저것 같다 부치고
꽃을 사다가 준비하고 선물 사느라고 온 시장을 돌아 다니고 ..
에고 다리야!ㅎㅎ
25살 꽃다운 나이에 조국을 떠나 이 독일땅에서 시들어 버린 꽃이 되었다,
할미꽃..고개숙인 할미꽃!!^^
여보,오늘부터 우리 잠자리 따로 하자구.. ???!!!#@%&^$%#...
처다보는 옆지기의 눈가에 잔주름이 찐하다,
찡해오는 주책없는 가슴!, 왜요!!??
왜요는 무슨 왜요!! 할망구 하고 같은 침대에서 잔다는게 좀 그렇찮아!!.. ㅋㅋㅋ...
당신은요!
당신은 아직도 이팔청춘인줄 아슈?!!
하긴 그렇다,,
나도 이미 60을 넘겨 신나게 달리는 포쉐처럼 빠른데 왠 할망구 타령...!!
운동을 생활화 해서인지
지금도 팔팔 거리고 촐랑거리는 내가 늙었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으니
주책은 주책인 모양이다,
그래서 사람은 분수를 알아야 하는가보다.
이제는 어디를 가던 운전도 못하게 하고 집안에 자잘한 일들이 터지면
자식들이 와서 다 해치운다,
아무래도 이러다가 이니셔티브를 뺏기는 날은
나는 쓸모없는 고물취급을 받을텐데 걱정이다,
내가 해야 할 일들은 자꾸 줄어들고 자식들의 파워는 더 커지고..
해서...
몇달전부터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가 결정한 일이 있었다,
자동차 정비학원에 다니는 일이다,
직장에 다닐때 부터 자동차 정비를 귀신같이 하는 독일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한테 많은것을 배워서 제법 할줄아는가 보다 했는데
막상 중요한 문제에 부딧치면 머리가 나쁜 탓인지
쩔쩔매는 자신이 싫었던 터라 ..
그리고 자동차에 이상만 있으면
나더러 고치라고 끌고오는 자식들한테 유일하게 폼 잡는길은
그것밖에 더 있으랴?!!
없는돈에 주머니 톡톡털어 삼백유로짜리 수저쎗트 사고나니
나는 빈털털이가 됬다,
하지만 저 수저 쎗트는 우리 모두가 쓰는공용이다,ㅋㅋ
이걸 선물이라고 했냐고 앙탈할까바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ㅎㅎ
독일 마이스터의 몇가지 질문에 답하고
실습을통해 내 기술을 시험하던 마이스터가...
반년이면 속성으로 모든것을 배울수 있다는 말에 시작한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반년이 흘렀다,
이제 한가지 폼잡을 일은 생겼으니 최대한도 이용해서
아직 페품은 아니라는것을 증명해야 할 일이다,
<여보.. 내가 당신을 위해 특별히 요리한 야생 산돼지고기
그리고.. 켕거루고기(사실을 알면 나는 죽는당) 맜있게 먹어 주구랴.. .#@$&^%$#%^% ...ㅋㅋㅋ
정신없이 살아온 세월..
둘이 합해서 67년을 이 독일을 위해 봉사했다
흘린땀이 얼마일까?!
흘린 눈물은 얼마나될까?!
삶이 때때로 허무하고 허허로운 것은 이때문이리라!!..
내조국의, 내사랑하는 대한민국의 따뜻한 정있는 사람들과
떨어져 살아온 길고 긴 세월들,
이제 우리가 보상 받아야 하는 길은..
멋진 삶과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아서 즐기는일만 남았다,
여보..당신하고 나하고 100살씩만 사세!!^^
에고~징그러워라!! 두손을 훼훼 휘젖는 옆지기,
내말은 그게 아니구!!ㅋㅋ
그렇게 징그럽게 오래 오래 살아야..
우리가 흘렸던 땀에 대한 보상
우리가 흘렸던 눈물에 대한 보상
우리가 외롭고 고독했던 것에 대한 모든것이 비가비가 될것 아닌감,^^
오늘 27년동안 내 지갑에서 보관하던
오직 한장뿐인 너덜너덜한 사진한장
(큰아이1살반때 동물원에가서 찍은 사진을 복사해서 올려본다)
늙은 할망구사진좀 올리자 해도 죽어라고 싫탄다,
어찌겠나...
난, 독재자는 천성적으로 안 맞으니 싫다는것을 억지로 할수는 없다,^^
[Bochum:scholle/28.12.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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