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이 주절이]

[2009년 12월 마지막날을 보내면서]

scholle 2009. 12. 30. 18:14
    "추절추절 비 내리는 날"/ 최성무 하늘이 뚤렸나보다 몇일째 지붕을 쓸어 내리던 비가 온통 가슴을 적셔놓고.. 바람과 함께 창문을 흔들어 놓더니 제풀에 지쳤는지 슬그머니 사라진 밤 어둠이 서성이는 방안에 문득 하얀 박꽃같던 지난 추억들이 얼굴을 내민다 찢어진 비닐우산 사이로 포시시 배꽃 미소를 보내던 볼이 빨갛던.. 세월은 어디로 갔을까? 지금 허리굽은 피곤한 시간이 내 어깨에 기대고 있다 [12월을 보내면서] 불이 활활 타오르는 난로 옆에 앉아 시간에 쫒겨 읽지못한 신문들을 한 아름 가저다놓고 뒤적 거리다 몇일동안의 피곤에 어느새 잠이 들었나보다 어딘가 먼곳에서 들려오는 평화로운 성당의 종소리가 아련히 자장가 불러주던 어머님의 품속같은 기분이든다 오랫만에 깊은 잠이 들었나보다 몇일동안 쉬지않고 쏫아 내리는 눈 때문에 허리가 아플 정도로 매일 눈 치우는일에 온몸이 파김치가 되었다 이 정도의 눈이오면... 이미 멋지다거나 낭만에 빠저드는일은 없다 이건 생존에 관한 문제가된다 독일 전역이 마비상태에 빠지고 자동차는 물론 비행기조차 뜨고 내릴수 없어 수없이 많은 여행객들이 아우성이었다 하루에도 천여건의 자동차사고가 일어나고 시장조차 갈수가 없을 정도로 푹푹 빠지는 눈길에.. 물건을 공급하는 대형차들이 올스톱 상태라 가개마다 물건이없어 시민들은 아우성이다 다행히 한국사람인 우리에겐 쌀과 김치가 있으니 당분간은 걱정이없지만.. 그런면에서 보면... 쌀과 김치를 먹는 한국인들은 얼마나 현명한 민족인가!!..^^ 쏫아지는 비가... 오늘은 너무 고마운 마음이든다.. 12월초부터.. 성탄을 맞기위해 극성을 떠는 독일사람들은 집안 청소부터 시작해서 온갖 장식을 해 놓고나면 그때부터 또한 선물준비로 분주하다 극성일 정도로 부지런하고 철저한 독일사람들과 생활하다 보니 옆지기도 물이 들었는지... 독일사람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모자라지 않으니 틈새에 낑겨 살아가는 나는 참으로 피곤하다 좋게 생각하면... 존경스러울만치(?) 철저하고 부지런한 옆지기가... 차라리 위대해(?) 보일 정도다 ㅋㅋ 거의 사방팔방으로 격투를하듯 맹렬하게 살아가는 옆지기에게.. 나는 얼마나 보잘것 없는 남편일까! 하기야..!! 나이가 耳順이 되도록 여전히 세상사는 일에 서투르고 엉성한(?) 나에게는... 옆지기가 있음이 얼마나 다행이랴!! 불유구(不踰距)의 나이가 되서 깡통 차지말고 밥 굶지 말라고 주신 여자임이 틀림없으리라!.... 그런 옆지기가 ... 끊임없이 이어지는 일에 치여서 드디어 고장이 났다 하기야.... 성탄을 맞아 집안 대청소를 하고 온갖 장식을 달고 치장하고 식구들 선물사랴! 가까운 이웃들의 선물하며.. 준비하느라 얼마나 돌아다녔는지!... 발에 물집이 생겨도 끄덕없던 옆지기... 드디어 시간없어 늦은밤에 정원에 불 달아놓고 탕수육 튀기고 닭고기 튀기고 이리저리 온갖것들 요리하느라 늦은밤까지 추위에 덜덜 떨었으니.. 병이 안나면 이상한게지..!! 옆에서 도와준다고 준비하고 나가면 마음에 안드는 남편은 내쫒기 일수요! 그래도 힘들까 걱정되서 뜨거운 차라도 끓여 가지고 가면 남자가 할일이 아니니 어서 들어 가란다. 에구~ 자업자득이다!!..^^ 힘들게 이런저런 손님 접대를 끝내고 나니 하필이면... 주책없이(?)... 성탄바로 뒤에 붙은 옆지기 생일때문에 이번엔 내가 한바탕 난리를 처야한다 12월은.. 차라리 전쟁이라고 표현하는게 맞다 독일의 직장 친구들을 초대해서 한바탕 잔치를 치르고 나니... 긴장이 풀렸는가!...밤새 끙끙거린다.. 지가 무슨 쇠덩어리로 만든 사람도 아닐진데 안 아프면 이상한거지..!!..ㅎㅎ 밤새, 끙끙거리며 여기저기 아프다고 신음이니 결국은 내 손구락이 쉴 날이 없다. 젊어서 운동한다면서... 안마기술 좀 배운거 자랑(?)하다가 틈만 나면.. 밀가루 반죽하듯 주물럭거려야 하는 내 손구락도 참 못할 짖이지만.. 이제 나이 들어갈수록 더하면 더 했지 몸이 더 좋아질리는 없으니... 참으로, 안마 어쩌구 저쩌구한게 얼마나 후회되는지..!ㅎㅎ 그래도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몇년전... 부인을 암으로 잃고 홀로사는분을 성탄때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지만... 나이들어서... 짝을 잃고 홀로 사는분을 볼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한숨이 나온다 거기에 비하면... 나는 얼마나 복된 사람인지 감사해한다 그래서인가!.. 이다음 나이들면 당신이 먼저 죽어야한다고 협박(?)하는.. ㅋㅋ 옆지기의 마음에는.. 홀로남아 고생하는 남편이 안쓰러워하는 마음인줄 알기에 차라리 고마운 마음이 든다 여보..!! 내일은 망년회 가야지!.. 그리고 1월초면 자식들 생일이라고 이사람 저사람 또 처들어 올텐데... 제발 아프지 말고 어서 일어나구랴!... [패티 김 / 밤에 쓰는 편지] [Bochum:scholle/30.12.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