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이 주절이]

우울한 산책 길..

scholle 2010. 1. 6. 05:51
겨울내내 이렇게 눈만 오려는가!!.. 온통 회색빛으로 물든 하늘 농장으로 밭으로 끝없이 내리는 눈.눈. 거리조차 눈길에 파묻혀 버린 길아닌 길을 산보를 나왔다 평소에도 두시간이 소요되는 공원을 이 눈길에 제대로 걸을수 있을런지.... 눈길따라 산책을 즐기는 걷기 좋아하는 독일부부들만 간혹 눈에 띠고... 새들조차 숨어버린 한겨울의 추위에깊은 정적만 가득하다 이리바도 저리바도 아득히 펼처진 평야 문득 참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 있으나 ... 온전히 삶은 나 자신만의 것인줄 알면서도 어쩔수없는 그리움을 차곡차곡 가슴에 쌓아두며 살아가는곳... 행복한 기분이어도 혹은 우울한 기분이어도 늘상 걷는길... 그러나.. 오늘은 몹씨 우울한 날이다 추운 겨울에 두사람이 내 곁을 떠났다 한분은 멀리 사시는 한국분이고 .. 그리고 또 한분은.. 바로 앞집에사는 독일 여자분이다 1954년생이니 56년의 생을 마치고 떠났다 만나면 늘 따뜻히 웃어주던... 하도 조용해서 그림자 같았던 여자 오늘 산처럼 쌓인 눈을 치우면서 그녀의 남편을 만났다 손 내밀어 악수를 청하면서 내가 한 말은... 미안합니다... 당신의 부인에 대해서.... 더이상 무슨말을하랴!! 우직스럽고 무뚝뚝한 그 남자의 눈에서 굵은 눈물 방울을 본것은 아마 이사온지 21년만에 처음이리라..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오!!... 그여자의 남편이 한 말이 멀리 메아리가 되어 슬픔으로 가득한 가슴을 더 아프게한다. 간단한 장례식에 참석해서 꽃 한송이와 지난 21년의 인연을 무덤에 묻었다 어찌 하겠나!!.. 그래도 살아있는 사람은 계속 살아가야 하겠지.. 춥고 피곤함이 절정에 달했는가보다!! 어제밤은 환각에 시달리고 몇일밤을 꼬박 새운 탓인가! 막상 한국분의 장례식엔 슬픔조차 잃어버린 무감각 상태였으니.... 한평생을 살면서 얼마나 많은 죽음을 보았는가!! 에리히 게스트너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 죽음으로 가는 한 기차를 탄 운명임을 실감나게 하는날이다" 어디선가... 예쁜 색갈의 꿩 한마리가 빈약한 발자국을 남기며 뛰뚱거리며 뛰어가고있다 세상에 고독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던가!! 오늘은... 오늘은... 머리숙여 두손 모으고 오래 오래 기도하고픈 날이다
 
The Wounded Heart /상처받은 마음 [Bochum:scholle/05.01.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