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이 주절이]

눈이 오는날..!!

scholle 2010. 12. 15. 07:17

옥탑방의 작은 공간에서 쌓이는 눈때문에
방안이 어두워지고 창문을 열고 눈을 치우려다
온통 방안으로 눈이 쏫아져 들어오는통에 애꿎은 청소만 했다..
하늘이 뚫렸는가보다..
원래 비가 많이 오는 곳이긴 하지만
요즘은 몽땅 눈이 되어 내리는 통에 눈 하고의 전쟁중이다..
이쪽을 바도 저쪽을 바도 온통 세상이 하얗다
지붕에 쌓인 하얀눈은 아마 내년 봄에나 녹아 없어지리라!!
방콕을 하고있기에는 공기가 너무 맑아 주섬주섬 오바를 찾아입고
목도리에 장화까지 찾아신고 밖으로 나왔다
어디로 갈까..!!
끝없이 펼처진 눈오는 하얀 들판을 걸을까!
꽁꽁 얼어붙은 호수를 찾아갈까! 아니면 나무가지 앙상한 공원을 찾을까..!!
나무위에도 성당의 종탑위에도 하얗게 눈이 쌓엿다
한시간마다 울려퍼지는 성당의 종소리 때로는..
모짜르트의 잔잔한 미소로 쇼팽의 목메이는 슬픔으로 매일 마음을 다스려주는 일이 없었다면
나는 이넓은 대지위에서 풀잎같은 목마름으로 어떻게 살았을까...!!
마음이 허전할 때면 늘상 찾아오는 Tippelsberg..!!
작은산이지만 ..
Bochum이 한눈에 보이는 탓에 자주 찾는곳이다..
누군가 부지런한이 있어 나보다 먼저 산으로 올랐나보다 발자국이 선명하다..

 

산으로 오르는 계단이 눈으로 푹 쌓였다
아무래도 미끄러져 엉덩이가 성치 못할것 같아 다른길로 찾아가 본다
눈속에 파묻혀 깊은 침묵속에 잠겨 든 Bochum시내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멀리 뾰족탑 교회옆의 5분거리에 오랜세월 몸 담았던 내직장이 흐미하게 보이고...
이제 몇달후면 은퇴하게 될 옆지기의 병원도 보인다..
이제 다시는 병원에서 불행한 사람들의 아픈 최후를 보지않고 살았으면 좋겟다
병원 목욕탕에서 목메 자살한 할머니의 환상이
늘 괴롭히고 아픔을 견디다 못한 어느 할아버지의 투신자살이 주는 끔찍함으로
몇일동안 밤을 설치던 옆지기의 병원근무도 이제 곧 끝나간다..!!
40여년의 근무...
수없이 많은 환자들을 하늘로 보내면서 가슴에 깊은 상처를 새긴 옆지기도...
이제는 편안한 노후를 보내야 하고 당연히 행복해져야하리라!!..
어느 절에서 왔다는 할머니가 초면의 나를 보고 그랬었다...!!
자네 물건너 가겠군..!!
뜸금없이 내뱉은 초면의 할망구가 한 말에 속으로 웃고 말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게 가슴에 남아있다
이렇게 물건너 이땅에서 살게될줄 어찌 그리 알았을까!!
우연일까!!.
아니면 필연이었을까!!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는 수수게끼같은 의문.....
인연이란 무었일까!! 평생을 살아오면서 생각 해 보는 테마지만..
때로는 불가사의한 일들이 현실로 다가 올 때마다 참으로 삶이란..
오묘한 미로의 길을 찾아가는 기분을 느끼게한다..
눈으로 덮힌 저 언덕을 넘으면 무엇이 있을까!
가 보기 전에는 알수없는 미지의 풍경이
그러나 그곳은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하는 실상이다
그렇다면 삶이란...
살아 보기 전에 아무도 알지 못하는 그러나...
그 삶 또한 이미 정해져 있는 실체다..
우리가 뒤 돌아보고 후회하며 한탄하지 말아야 할 이유다..
어떤 삶이건...
보다 중요한것은 살아가는 과정이 실체를 뛰어 넘은 진정한것이기에....
앙상한 나무들의 가지 사이로 멀리보이는 고속도로
이제는 기분대로 어디로 훌쩍 떠나는 일은 없으리라!
이제는 삶이라는 연극무대에서..
아름다운 종장의 에필로그를 만들어 갈때다..
이왕이면..
멋진 감동의 에필로그로 장식하고싶다..
누가 그랬던가!..
초원에 흐르는는 음악이나 숲 속의 교향악을 듣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살지는 말라던데....
나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았을까!!
눈오는 산을 걸으며 뒤 돌아 보는 마음이다..
34년전..
처음 이공원을 찿았을때 이집에서 살았던 조용하고 친절햇던
중년의 부부 얼마전에 만난 이집의 새 주인의 설명을 듣고야
두분이 나이들어 돌아가신줄 알았다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이제 무었을 해야할까를 곰곰히 생각해 볼일이다..
눈이 오는탓이다..
마음이 비어있는 탓인가보다
이런저런 횡설수설을 이해해주리라 믿어본다..
봄이오면..
앙상햇던 가지에 찬연한 희망의 싻이트고 가로등 불빛에
얼굴 붉힌 잎새들의 부끄러운 사랑의 속삭임이 다시 시작되리라..!!
삶은..
기다림의 연속이라 누가 그랬던가..!!
가슴을 열고 환한 미소로 기다려보자..
그 무었인가의 기다림으로...!!
 [Bochum:scholle/14.12.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