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늙는것이 잘 늙는것일까"!
얼마전에 한국에서 가끔 책을 보내주시는 지인께서
"마흔과 일흔이 함께쓰는 인생노트"라는 책을 보내주셨다..
오래전에 발간된 이 책을 새삼스럽게 보내주신 지인의 마음이 소롯히 담겨있어 따듯한 고마움을 느끼게된다
마침 이분들이 쓴 글을 계제한 재독 Urishinmun이 있기에
여기 글을 옮겨봅니다
20여년동안 노인복지현장에서 강사로 활동중인
중년의 유경(47)씨와 예순넷의 나이에 "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를 쓴
노년 상담가 고광애(70)씨가 "마흔과 일흔이 함께쓰는 인생노트"를 펴냈다
중년과 노년을 대표하는 두사람의 글에서는
너무 빨리 닥친 장수시대를 맞는 당혹감과 함께 늙음"도 결국 대비하고 알아야 한다는 지혜를 준다
특히 고씨의 글에서는 상식을 뒤엎는 노년의 삶에대한
통찰이 담겨있어 흥미롭다 두사람의 대화를 편지형식으로 발췌해 싣는다.
"마흔이 일흔에게" 몸과 마음모두 옛날같은 생생함에서 멀어졌다는 생각입니다
입이 원하는대로 먹고 생활의 리듬이 깨질만큼늑게까지 노는 일에도
이제는 작별을 고할때 인것 같습니다
저희같은 중년은 위로는 부모님을 섬기고 아래로는 아이들을 챙겨야 하는 전형적인 세대입니다
지금의 노년세대가 아무 준비없이 노년을 맞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것을 보면서
본격적인 노후대비에에 관심을 가진 세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아이를 키우거나 부모를 부양하는 일이 쉽지않습니다
늙으면...
몇억원씩 필요하다고하니 대다수 중년은 가슴이 답답하고
그런 돈도없는 스스로를 한심스러워 합니다
돈때문에 서로 등지고 살아가는 부모자식도 많습니다
처음맞는 장수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 이런저런 갈등도 많은것 같습니다
주변에선 준비없이 퇴직을 맞은분들도 많이봅니다
이문제 역시 중년을 보내는 저에게는..
반드시 풀어야 할 어려운 과제입니다
그저 늙어가는게 두렵고 무섭습니다
노년을 대비하려면 먹고 살 돈도 중요하지만 나이먹는법을 배우는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나이 그 자체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어떻게 제대로 나이를 먹느냐하는게 중요하다는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나이"와 노년"에 대해서 공부를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나이를 들고 싶은지 어떤 얼굴로 늙기를 원하는지
무었을하며 누구와 어떻게 살고싶은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흔이 마흔에게"
이제는 돌아가셨지만 93세 어머니가 자주하시던 말씀이 있었습니다
"넌 늙은이를 몰라도 참 모른다"!..
50대에는 그말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어느새 70고개를 넘기니 이해가 갑니다
50대와 60대의 늙음과 80대와 90대의 늙음은 각각 다릅니다
요즘의 50대와 60대는 중년이고
80대와 90대야말로 노년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일흔인 나는...
노년에 접어든 사람들에게 "버리고 살기"와 "홀로 살기"를 조언합니다
우선 효에 집착하면 안됩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노부모 모시기에 지쳐있습니다
나역시 93세에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진력이 났었으니까요!..
효"를 받을 생각만하면 안됩니다 뭘 바라는 사람에게는 주기 싫은 법입니다
그저 효도라는 보물을 아끼고 아껴 보자기에 싸서
장롱 깊이 보관 할때가 왔다고 생각하는것이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그리고 내몸과 정신이 온전할때 홀로 살아낼 마음을 다져야 합니다
나는 노년이 되면
"회심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돌려 먹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젊어서 쫒던 세속적인것에서 벗어나 초월적인
다시말해서 좀 차원높은데를 생각하자 이말입니다
그러고나면...
자식들에게서도 벗어나초연해지는 경지를 맛볼수 있습니다..
좋은 노년은 하루아침에 되는게 아닙니다
인생을 계절로 비유한다면..
노년은 포기의 계절입니다
삶이란 ...
매순간 익숙한것과의 결별을 잘 해야한다고 하잖아요!..
돈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이 없으면 없는대로 살아집니다
굳이 비싼 커피숍 가지않아도 자판기 커피 마시며 공원에 가도 됩니다
돈만 많다고 노후가 보장되는것은 아닙니다
사람이 떠난 부자에게 남는것은 돈을 노리는 사람들뿐이요 소외와 고독뿐입니다
늙으면 이곳저곳 아픈게 당연합니다
오래살면 다 그렇습니다
불편하고 아프지만 ...
이럭저럭 살아갈수있으면 됩니다
너무 두려워 하지마세요!
운동도 너무 극성을 부리면 안됩니다
스포츠 쎈타에 가서도 늙은이가 너무 오래 힘들게 운동하면..
"오래 살려고 기를쓰는구나"하고 사람들이 흉을 봅니다
부부간에 오손도손이 안되면 측은지심으로라도 사세요!
늙은이가 이 정도로만 살아줘도 자식들에게 말썽을 주는 부모는 안됩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지금은 노인들이 짐이 되버린 시대입니다
그러니 노인들이 말썽 안부리고 있는듯 없는듯 소리없이 살아내는게 자식들을 위한것입니다.
그렇게 사는것이 아름다운 노년입니다
노년은 가 보지않은 길입니다
아무도 피할수 없는 그 길을 혼자서 내려가야한다니 겁이 납니다
그러나 정상에 있을때도 나 홀로있을때가 많치 않았나요!
혼자 잘 지내는사람이 안 가본 그 길도 혼자서 잘 내려갑니다
노년의 삶을 잘 지내는 성공 요체는...
욕심을 버리는것이고 규모를 줄이는 것입니다 일도 줄이고 음식도 줄여야 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것은...
죽는게 아니라 안죽는 것입니다
너무 오래 안죽고 살아서 동년배는 물론이고 자식 죽는것까지 보면 그야말로 제일 무서운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삶이...
모두 걱정없고 또한 나이들어 따듯한 노후가 되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적어봅니다..
회색하늘에 금방이라도 비가 올것같은 날이지만
저물어 가는 가을을 느끼고 싶어 오래 오래 공원길을 걸어 봅니다
눈발처럼 훗날리는 낙엽의 쓸쓸함이 공원에 가득합니다
이제 곧 겨울이 오겠지요!..
저를 찾아주신 모든분들께 잔잔한 삶의 여운이 음악처럼 가득하시기를....
[Bochum:scholle/02.11.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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