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이 주절이]

동가식 서가숙(東家食西家宿)

scholle 2011. 1. 21. 08:40

몇일동안... 생활의 모든것 뿌리치고 훌훌털고 돌아다녔다 동가식 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는 몇일동안... 미친눔처럼 헤벌쩍 웃는 홀로의 즐거움도 함께 하면서!!.. 참, 어쩔수없어요! 당신은..!! 투덜거리면서도 행여 어디가서 굶고 다닐까 싶은지 내 지갑을 두둑하게 채우는 옆지기의 걱정어린 손길(?)을 보면서 훌쩍 떠난 길..

오줌 마려운 강아지모양 낑낑대면서 살아가지만 결국은 어디다 쏫아 놓아야 사는 일도 제대로 돌아가는 모양이다 어느 고속도로를 헤메고 다니던지 급할 일이 없으니 비가 쏫아부어도 마음은 여유롭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훌쩍 떠나곤 했던 젊은날의 열정(熱情)은 없어도 그래도... 이 나이에 훌훌 일상(日常)을 털어버리고 떠날수 있음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돈버는 재주가 없어 부자(富者)는 못되지만 그래도 입에 풀칠하고 사는일엔 신경 쓸 일이없으니 길지않은 인생길 감사(感謝)하며 살아 갈 일이다..

허구헌날.. 고물 자동차 수리하며 타고 다니느라 불안(不安)했던 여행길 수십년만에 장만한 새 차가 어찌 그리도 조용히 잘 달리던지..

비가 많이오는 독일의 고속도로 네비게이숀 하나에 의지하고 달려가는 고속도로 창문을 때리는 아우성치는 빗발속에서도 잠시후면... 낫설은 어느 호수가를 걸을수 있기에 여행길이 즐겁다 술 담배도 못하는 인생이 이런 자잘한 사는 즐거움도 없다면 어찌 되겟는가..!!
넘처나는 제방뚝으로 물길이 쏫아진다 이 호수는 식수로 쓰이는 물이기에 청결유지를 위해 사람들이 접근할수 없도록 길이 망으로 쳐 있다
호수가 넘처흘러 쏫아지는 이 물길은 어디로 가는지..!
호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고속도로 하지만 3시간의 산책길에 겨우 차 몇대가 지나갔을뿐 한가로운 고속도로...
Halten am see(할텐호수) 고소도로를 중심으로 끝없는 호수가 원방형으로 뻗어있다
한가로히 떠 있는 물오리때들과 멀리 보이는 모래사장 안개와 습기와 고적(孤寂)한 바람만 허공(虛空)에 가득하다 문득 내가 왜 이곳을 걷고 있는지 묻고 싶어진다 셰익스피어의 한탄처럼... 아마 인생은 “이렇게 왔다 이렇게 가는 것을 (Thus I come and thus I go)......
산책길로 들어서는 입구 몇십년이 됬을까!..지붕에 파란 이끼가 끼었다
공원입구에 있는 자연 친화적인 작은 레스토랑 집을 통나무로 지은 모습이 어찌 그렇게 앙증스러운지... 어디선가 일곱난쟁이가 불쑥 나타날것같은 기분이든다
이 길을 통해 호수를 반 반퀴를 돌아다녔다 3시간의 산책길... 더 가고 싶건만 다리가 아파온다 그리고 또 어딘가 잘곳을 마련해야 할것같다 젊어서는 차안에서도 잘도 잤는데..!!
누군가 옆에 잇었다면 불쑥 커피라도 한잔하자고 하고싶을만큼 분위기가 너무 좋고 고즈녁하다.. 이리와요!.. 커피..! 아니면 와인으로 한잔!... 제가 살께요! 당신은 옆에서 조용한 미소를 띠고 그냥 마셔 주기만하면 되니까요!!...^^
자전거를 타고가는 어느 할머니의 모습이 한가롭다
다리가 힘들지 않았다면.. 산책로의 특징을 설명 해 놓은 이 길을 따라 오래 오래 걷고 싶은 날이다..
얼마나 많은 길을 걸었을까!얼마나 많은 시간을 걸었을까! 삶은 걷는일이다..살아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할까!...
숲이 솔 바람을 보내 주었어 마음안에 가득 담았지 수런수런 많은 이야기들 사이로... 문득, 어디선가 들려오는 성당의 종소리가 바이올린의 G선처럼 가슴에 소리를 낸다. [Bochum:scholle/20.01.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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