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이 주절이]

새벽의 호수

scholle 2013. 10. 9. 02:27

저무는 날에 / 김남조

 

날이 저물어 가듯

나의 사랑도 저물어간다

 

사람의 영혼은 첫날부터 혼자이던 것

사랑도 혼자인 것

제 몸을 태워야만이 환한 촛불같은 것

 

꿈꾸며 오래오래 불타려 해도

줄어드는 밀랍

이윽고 불빛이 지워지고

재도 하나 안 남기는 촛불같은 것

 

날이 저물어 가듯

삶과 사랑도 저무느니

주야사철 보고지던 그 마음도 세월따라 늠실늠실 흘러가고

사람의 사랑 끝날엔 혼자인 것

영혼도 혼자인 것

혼자서 크신 분의 품안에 눈 감는 것

드디어,

 

일년여의 공사끝에 호수전체에

가로등이 설치되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늦은 밤이나 새벽에도

조깅하는분들을 위해 배려해준 시청 공무원들에게 감사드린다.

 

이젠 새벽같이 달려와서 뛸수있어서 너무좋다.

매일아침 달리는 12km의 조용한 호수가의

물위에는 백조와 물오리.갈메기들로 가득하고

호수위에 안기듯 잠겨버린 하늘의 구름들도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너무 오랜세월을 혼자 살았나보다

김남조시인의 시처럼 ...

 

어차피 인생은 홀로 살다가 홀로 가는것

수많은 인연을 만들고 북적이는 사람들속에 살아도

인생은 결국 혼자인것을..

 

그래서 사람들은 찾아갈곳 없는 외로움에 늘 허덕이는것은 아닌지...

오늘도 변함없이 홀로 뛴다.

시간을 뛰어넘고 누군가 기다려줄것같은 공간을 뛰어넘어

내일을 향해 오늘도 숄래는 변함없이 뛴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어둠속에 홀로 뛰는 망아지같은 남편이 불안햇던지
옆지기가 늘 묻습니다..
여보 !당신 진짜 무섭지 않아요?...하고!..^^

 

가을이 갑니다 어제 온것처럼 그렇게 슬그머니 가을이 갑니다
호수에 숲을 담고 구름을 담아
허전한 사람들의 가슴에 포근한 미소를 남기고
가을이 갑니다.
신이시여 얼굴을 이리 돌리옵소서
당신앞에 벌받던 여름은가고
기도와 염원으로 내마음 농익는 지금은
가을 노을에 젖어 고개 수그리고 긴 생각에 잠기옵느니
여기 이토록 아름차게 비워진 나날
가을엔 기도 해야 하겠습니다.
신이시여 가을엔 기도 드리게 하옵소서
바람속에서 바람에 불리우다
불현듯 더워오는 눈시울 주체할길 바이 없느니
이제금 홀로인 그분과 나와 가을엔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신이시여 가을엔 사랑하게 하옵소서
보다 경건히 적요의 눈짓으로 마주 바라보는 계절은 가을
신이시여 당신과 나사이에 그분과 나사이에
한 아름의 들국화를 두게 하옵소서
보랏빛과 흰빛의 소담스런 국화가 피어도 있고
피면서도 있게 하옵소서
가을은 돌아가는 계절 푸른하늘 아래
나도 몰래 내가 멈춰서는 계절 문득 멈춰서서 다시보면
나는 혼자인 나
가을은 저마다 혼자인 계절
신이시여 얼굴을 이리 돌리옵소서.
[Bochum:scholle/08.10.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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