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비상하기 좋은 날 / 山海鏡

scholle 2014. 5. 24. 05:44

[까마귀가 나는 밀밭 / 빈센트 반 고흐의 마지막 유작]

 

비상하기 좋은 날 / 산해경(山海鏡)

 

코발트색 쉬르와즈 (sur Oise)에 7월이 오면

해마다 찾아오는 손님

구름 그림자 들판을 쓸고 어지러이 까마귀가 나는 밀밭

 

거기 아벨의 피같이 검붉은 흙에서

어머니의 묵은 젖내가 난다

 

거친 붓 진정하려 잠시 눈 감아도

굽이쳐 흩어지는 오렌지색 밀 향기

 

뭉클 뭉클 서럽게 솟아나는 그리움

흙으로 가라

흙으로 가라 밀밭이 속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