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그 적막한 바닷가 / 송수권

scholle 2016. 2. 20. 01:05

 

그 적막한 바닷가 / 송수권

 

더러는 비워놓고 살 일이다.

하루에 한 번씩 저 뻘밭이 갯물을 비우듯이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하루에 한 번씩 저 뻘밭이 밀물을 쳐보내듯이

 

갈밭머리 해 어스름녘 마른 물꼬를 치려는지

돌아갈 줄 모르는 한 마리 해오라기처럼 먼 산 바래 서서

 

아, 우리들의 적막한 마음도

그리움으로 빛날 때까지는

또는 바삐바삐 서녘 하늘을 채워가는 갈바람 소리에..

 

우리 으스러지도록 온몸을 태우며

마지막 이 바닷가에서 캄캄하게 저물 일이다

Saint-Saëns: Le Carnaval des Animaux, R.125 (Transcription For Cello And Piano)

Le cygne Mischa Mais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