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 끄적]

C형에게 띠우는 편지"

scholle 2007. 2. 27. 20:16

 

C형에게 띠우는 편지 / 최성무

 

C형, 뵌지가 벌써 일년이 지났습니다

빨리도 가 버리는 세월..

아쉬워 하기도 전에

그렇게 후딱 일년이 가 버렸습니다

 

그윽한 여인의 살 내음처럼..

생동하는 봄의 향기를 느끼기도 전에

뜨거움의 열정과 화려함으로

허둥지둥 내달았던 여름의 한 복판에서..

 

만족 위에 오는 깊은 공허감으로

차 오르는 가을을 처다보고

어느덧..

겨울의 한복판에 팽개처진 자신을 보며

 

그렇게..

일년을 살아온 삶이 허무감으로 색갈을 바꾸면

안절부절하며

그렇게 보낸 삶을 견딜수없어 하던 내게..

 

어느날, 형께서 말씀했지요

최형!

사막이 그렇게 견딜수 없이 덥고 모질게 바람이 불어도

아름답게 견딜수 있음은..

그 어딘가에 오아시스를 품고 있기 때문이지요.

 

C형,

이제는 돌아 가렵니다.

평생의 방황이 행복했으니까요.

 

만족 뒤에 오는

깊은 공허감이 나를 슬프게 하기전에..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허무한 색갈로 바뀌기 전에

 

안절부절 하며

살아감을 견딜수 없어 하기전에

그 오아시스로 돌아가렵니다

 

여인의 살내음 나는 봄 향기 없더라도

뜨거움의 열정과 화려한 여름은 없더라도

깊은 공허감으로 삶을 채우는 가을이 없더라도

겨울의 한복판에 팽겨처진..

 

자신을 찾기에는 세월이 너무 갔으니까요.

어느날, 살아감이 행복 할때면

어느날, 살아감이 슬퍼 질때면

다시 소식 드리지요!

늘 평안하시고 행복하세요.

'[끄적 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독(孤獨)  (0) 2007.03.02
"작은 옥탑방의 행복"  (0) 2007.03.01
"우리 모두 가는 길에"  (0) 2007.02.28
"뻐꾹이 시계"  (0) 2007.02.27
"세월"  (0) 2007.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