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젖은 10유로"
시무룩한 얼굴로..
집에 온 옆지기가 말없이 비닐봉투에 담긴
10유로를 들고 목욕탕으로 가서는
세면기위에 물을 받아
그안에 10유로를 풍덩 담아 놓는다.
왜!,
돈을 물에 담느냐고 했드니
소변이 묻었단다,..
저녁을 먹는동안,..
오래동안 말이 없던 옆지기의 눈이
그렁그렁 해 질때에야
어렵게 입을열어 물었다,
왜!,그렇게 시무룩해 있어,여보,..
!!!,..
우리 저 10유로로 뭐 기억에 남을것 하나 살수없어요?
왜그래,..무슨일 있었남!!..
입을 연 옆지기의 설명을 들어보니!,..
오래동안,
병실에 누워있던 86세의 할머니가 ...
얼마나 깐깐하고 까다로운지
늘 병실에서 이것저것 시키는통에
솔직히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싫었단다,
어제 아침도 변함없이 출근해서
새로 씨트를 깔아주고 씻기고 약 먹이고 나서는
다른 방으로 가서 정신없이 일하고 있는데
또 부르더란다,
정신없이 바쁜시간에 남은 방들도 정리하고
환자들을 돌바야 하는데
자꾸 불러대는 통에,...
조금있다가 가지 하고 모른척 했더란다,
몇시간후에,
할일을 마치고 그 할머니 생각이나서
그방으로 가 밨더니 할머니가 소변을
참지 못하고 새 씨트를 다 젖게 만들었다나,..
몹씨 속이 상하고 화가 났겠지만
어쩌랴..내 직업이 간호사 인것을...
다시 새 씨트로 깔아주고
다시 목욕을 시켜 드리고 돌아서 왔는데..
그 할머니가 간밤에 세상을 떠났단다,
아마 죽음을 예견했던가!!
어제밤,..
밤 근무하는 간호원에게 씨트밑에 10유로를 꺼내서
옆지기에게 꼭 전하라고 그러더란다,
고마웠다구!!,..
그말을 들으니,..
좀더 따뜻하게 해 드리지 못한것이
가슴에 남아 그렇게 목이 아프더란다,
그래서,..
그 10유로로 기억에 남을 만한것을 사서
오래 오래 기억하고 싶단다,..
그런일이 어디 오늘 하루뿐이랴!
수없이 줄을서듯 죽어가는
병원의 환자들을 볼때면 사람이 살아도
살아있는것이 아니란다,
너도 나도..그리고 오래지않아 우리 모두가 줄을 서야한다,
그래서 시인이자 철학가였던
에리히 게스트너(Erich Kästner)도 그러지 않았던가!..
우리는 모두 한 기차에 탄 승객일뿐이라고!,,,
종점이 없는 시간이라는 기차를 타고가는 삶,
죽음이,
우리를 내려 놓기전에는 결코 내릴수 없는
시간이라는 기차..
어느날,
자랑하듯 보여준 젊은날의 할머니의 모습은
천사같이 예뻤더란다,
치렁치렁한 기름기 나는 머리결,
윤기나는 얼굴에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던 할머니의
젊음도 순식간에 가 버리고 ..
불현듯 남편을 먼저 떠나 보내고
그녀의,
마지막 병실을 지킨것은 쓸쓸한 바람뿐이었다,
우리가 ...
좀더 진지하게 인생을 생각하고
욕심 부리지말고 소탈하게 사랑하며 살 일이다,
남을 아프게 하지말고 이기려하지말자
거창하게 신앙이나 철학을 논하지말자.
한그루 꽃을 사랑하는 마음이면 그것이 신앙이다
날으는 새가,
꿀을 찾는 벌이 또한 철학이다
시간이라는 무한의 영겁속에 녹아드는
티끝같은 유한의 삶에..
무슨 커다란 의미를 두겠는가!!
따뜻한 차 한잔에
문득 들려오는 어둠속의 밤새들 울음소리
애잔하게 들려오는
바이올린의 G선이 문득 가슴을 저리게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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