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이 주절이]

"노가다 십장"

scholle 2009. 5. 25. 07:28
"노가다 십장" 둘째녀석이 집을 떠나서 드디어 이제 독립을한다 하기사 .. 집을 떠난지 오래된 놈이다 그동안 여러나라를 거치면서 공부만 하느라 부모곁에서 사랑도 별로 못 받고 자란 놈이다, 16살에 공부한다고 홀로 미국으로 떠나 일년동안을 외롭게 동분서주하며 경험을 쌓는다고 돌아 다니더니 어느날... 머리에 노랑물을 들이고 나타난 공항에서의 아들녀석, 거기다 영어를 해대며 껌을 짝짝 씹어대는 독일 계집애들하고 팔짱을 끼고 나타났을때... 옆지기는 거의 기절을 하고 나는 둘째녀석을 거의 상습 마약복용자로 고발해야하는 기막힌 사연의 아버지가 되는줄 알았다.ㅋㅋ (나중에 들은 사연은 반여학생들이 헤어지는 기념으로 돈을 각출하여 머리염색을 해 줬단다, 울지말고 웃자는 의미란다) 일년동안의 외롭고 고독했던 미국생활에서 의외로 생각보단 속깊은 경험을 하고 자신감과 대인관계에서도 포용력이 생겼던가!! 제법 똑똑하다는 독일학생들과의 경쟁에서도 지지않고 학 급반장을 도맡아 하더니 나중에는 총학생회장까지 꿰어차고... 이젠 부모곁에서 온전히 사랑도 주고받으며 사는가 했더니... 그 이후에도 영국을 비롯해서 스패인,오스트리아까지가서 떠돌이 생활하며 공부하느라 사랑한번 제대로 줘 보지 못한 놈이다 부자 아버지를 못둔 탓에 병원에가서 일을하며 스스로 저금하고 가정교사로 돈을 벌어 대학공부를한 놈이다. 그래도, 제법 속이깊어 이렇다 저렇다 말 한마디없이 지금까지 일하며 살아왔다 집을 떠난다는소리가 얼마나 아프던지 ... 그날밤, 찔찔거리는 옆지기 달래느라 한숨도 못자고.. 집을 찾는다고... 여자친구와 헤메고 다니는가 했더니 어느날 집을 찾았단다 아무래도 그런면에서는 경험이 전혀 없는 놈이다 일단은 그 부근에 편하게 물건을 살수있는 시장이 있어야겠다 조용히 공부할수있는 여건이 되있는 집인지도 바야 할것이고... 한번 휘휘 들러보자고 와본 이곳은 오래전에 지은 집들이 촘촘히 자리잡고 있고 어디나 차들이 꽉 차있어 영 마음에 안든다 대부분이 학생들이 살고있는 이곳은 분위기가 자유스럽고 부드럽긴 했지만 맨꼭대기층에 얻은 방은, 너무 높아서 시장을보고 물건을 나르기에도 힘이들것같아 반대했지만 둘이서 다 좋다는데야 어쩌랴!! 횡하고 어딘가 허전하게 비어있는 기분을 느끼게하는 삭막한 거리풍경 겨울에는 더 황량한 기분이 들것같아 다시한번 권해보지만 ....!! 그래도 가깝게 시장을 볼수있고 맛있게하는 핏차집이 있어서 좋단다, 그리고 조금가면 근사한 공원이 있다던가!!^^ 왼쪽에 하얀짐차가 서있는 건물이 아들놈이 들어가야할 집이다, 한가닥 그래도 위안이 되는것은 꼭대기층에서 바라본 지는해가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는것 정도랄까!! ㅎㅎ 둘이다 변호사 공부를하는 학생들이다, 시간도 없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시침을 뚝 때고 도와주지않고 있었던것은... 세상일이 그렇게 만만치않다는것을 보여주자는 심산도 잇었지만... 자기일은 스스로 해야 한다는 짠맛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둘이서 공부하는 와중에도 열심히 집을 고처 본다고 하는 모양이지만 아무래도 시원치 않아서... 도와주고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몇주일이 지나도 전혀 말이없다, 상황을 보아하니 일에 진척이 있을리없고 시간조차 없으니 어쩌랴! 말은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고있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ㅎㅎ 자꾸 꼬집어대는 옆지기의 간절한 눈빛도 그렇치만 .. 나도 더 이상은 마음이 약해서 참을수가 없어 물었다 도와주랴!!?.. 갑자기 얼굴빛이 환해진 아들녀석이 슬그머니 어깨를 끌어안고 따리를 부친다,ㅋㅋ 그래..그래..내가 안 도와주면 누가 널 도와주랴! 과묵하고 아쉬운 소리 한번 안하고 큰 자식인것만도 나로선 감지덕지인것을.... 갑자기 온몸에 힘이 넘처나고 조급해 지는것을 보니 내가 해야할 일이 너무 많은것같다, 내 별명을 숄래라고 부처준 독일친구들이 참으로 적절한 별명을 만들어 준것같아 슬그머니 웃어본다,ㅋㅋ 지하실에서 공구들을 찾아 차에 잔뜩 싣고 차고에서도 일에 필요한 공구들도 찾아서 준비하느라 차고가 엉망진창이 되 버렸다...ㅎㅎ 일을 하다보면 필요한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익히 경험으로 알아온탓에 자질구래한 공구들도 어제밤 일일히 노트에 필기를해서 기록해 둔 탓에 준비만하면 됬지만... 그 많은 공구들을 일일히 찾느라 한나절을 다 보내고 오후늦게 첫번째 일을 시작했다 제일 먼저 해야 할일은 ... 오래된 구식집이라 전기를 꽂을 소케트가 많이 모자라 일일히 기다란 전기선을 방에 연결해서 쓰다보니 그방이 지저분해서 어찌 되겠는가! 방 하나하나에 소케트를 다섯개씩 계산을 하니 슬슬 공사가 커저가기 시작한다 일일히 벽을 다 깨트려서 그속에다 전기선을 묻어야하는 공사니 일이 엄청 많아졌다 일단은 필요한곳에 하나씩만 만들어 놓았다 나중에 공구로 벽을 허물고 한꺼번에 줄을 만들어 연결하리라 고독한 싸움에는 이력이 붙어있는 몸이지만 아무도 없는곳에서 하루에 7~8시간을 싸움질만 하다보니 달콤한 음악이 그립고 슈베르트의 잔잔한 선율이 그리워진다 (아들녀석과 여자친구는 공부하라고 오지도 못하게했다) 일하는 틈틈히 새로 색칠을 할수 있도록 방문과 나무벽들을 갈아내고... 그래도 틈틈히 유명 작곡가들이 수고한다고 음악을 틀어주고 위로해준다..ㅎㅎ 여기가 부엌이다.. 내가 제일 고생을 한곳이기도하다 수도관이 오래되서 고물이 된것까지는 좋은데 상황이 좋치않아 언젠가는 반드시 문제를 일으킬것같아 욕심쟁이같이 생긴 독일 주인과 여러번 예기했지만 자린고비처럼 돈이 너무많이 들어서 안해준단다..ㅋ 어쩌랴! 돈에 미치면 사람도 같이 미치는것을.. 차라리 미치지않은 내가 하는수밖에 ...ㅋㅋ 얼리고 공갈처서 재료값만 받아내고 내가 하기로 낙착을 보았다, 속이 얼마나 썩어있는지 이곳을 파내고 찬물과 뜨거운물이 나오는 파이프를 연결하는데만 하루를 꼬박 보냈다.. 대강 방마다 소케트를 하나씩 만들어 놨으니 나중에 공구로 벽마다 선이 들어갈 사이만 만들면 일은 어렵지않다, 집에들어오는 대문을 보니 기가 막힌다. 누가 이집에서 살다가 나갔을까! 학생이리라...그러니 이렇게 해놓고도 살았으리라! ㅋㅋ 유리마다 나무가 썩어서 유리가 덜컹거리고 겨울이면 찬바람이 시베리아를 연상케 할것같다.. 팔은 안으로 굽는 다던가! ㅎㅎ 일단은 아들녀석이 사용할 방에 한나절을 걸려 라미낫 (나무판자)을 깔았다 나중에 만족한 아들놈의 뜨거운 키스 세례를 받았다. 전기도 없는방에 임시로 줄을이어 전기를 하나달고 밤늦도록 일을했다 방에 습기가 차지 않도록 방수액을 바르고 방바닥에 울퉁불퉁한곳은 기계로 깍아서 편편하게 만들고 얼마나 자잘한 일들이 쌓였는지 정신이 없다..ㅎㅎ 입에 마스크를 해도 혓바닥에 씨멘트가루가 씹힌다 눈과 머리색갈 마저 씨멘트 먼지에 하얗게 변해 거울을 바도 내가 누구인줄을 모르겠다.ㅋㅋ 어제밤부터 오른팔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햇다 두드리고 깍고 때리고 갈아내고하는 모든 일들을 감당하던 오른손이 화가 났나보다,ㅋㅋ 일단은 압박 붕대로 임시처리를 하고... 후유증이나 병원에 갈일이 생길지 몰라 근거가 되는 이유를 사진으로 담았다. 나중에 보험처리가 되는 일이 생기는것에 대한 준비겸 어디가 잘못됬는지를 알기위한.... 숄래는 자식놈의 집 때문에 전쟁중입니다.^^ 이제 부엌의 타이루 부치고 산뜻하게 색칠도하고 ... 새 타이루 중간 검은줄 속에 예쁜 무늬의 장식을 넣으려고 비워두었습니다,^^ 이제 바닥에 새나무판자(라미낫)을 깔면 전기공사와함께 부엌은 끝나지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것이 숄래의 구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혹시 눈 높은 신세대의 자식들에게 마음에 들지도 모르는 멍청한 장사를 하고있지요! ㅋㅋ 자식이 뭔지 가끔 혼동을 한답니다, 나도 내인생을 위해 알차게 살고 싶은데... 내 시간을 도둑질하는 자식들이 가끔 밉쌀 스럽습니다,ㅋㅋ 나는 노가다일을 기꺼히하는 사람이다. 사람이 못난탓도있지만 낵타이를 메고 허공만 탓하는 못난짖은 하기 싫어서다. 독일에서는 소위 노가다"들이 아주 잘 사는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술을 귀하게 여기는 사회적인 현상 때문이다 죽어라고 공부만시키고 밤낮으로 학원으로 내몰아 부모도 자식들도 지칠대로 지친 한국의 현실을 감안할때 별로 공부를 잘못해도 대학을 다니지 않아도... 전문학교에 가서 기술을 배워.. 전문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로 멋들어지게 살아가는 이들의 현실을볼때 ... 부러운마음이 가득해지는이유다 대학 등록금에 허리가 휘는 사회 배우고 못 배우고의 차이로인해 빈부의 격차가 생기는 사회 병폐를 꼭 해결 해야하는 이유다, 노가다 라는 이름의 긍지를 갖고 오늘도 가정을 위해 자식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싶다, 휴~이제 끝났다 한달 가까히 씨름을 해가며 재주도 별로없는 기술로 그래도 사람 살만한 집을 만들어 놓은것같다! 먼지속에서 전쟁을 하는듯한 기분으로 갈고 부수고 붙이고 떼어내는 노동이었지만... 항상 끝나고나면 느껴지는 기쁨이 있어 행복한 마음이된다, 아직 주문한 장농이며 책상들이 도착하지 않아서 뒤숭숭하지만 그래도 사는데는 지장이 없게되어서 이사를 했다, 폐허처럼 망가졌던 부엌이 산뜻하게 단장을 했드니 제법 쓸만하다 참으로 부엌을하는데 고생을했다. 벽을 부수고, 전선을 새로 만들어 달아야 했고 소케트도 만들어 달고 온수,냉수가 나오는 파이프도 새로 갈아야 햇고 끝도없이 이어지는 작업때문에 한숨을 얼마나 쉬엇든지..ㅋㅋ 각 방마다 마루도 라미낫(나무판자)으로 새로 다 깔았다 제법 그럴듯하고 깨끛한 집으로 변했다 지저분하던 벽들도 다 갈아내고 산뜻하게 색칠을하고 약간의 색을 가미하고... 아마, 나로선 자식들을 위한 마지막 봉사가 되리라! 나도 나이를 먹어가니 언제까지나 젊은사람처럼 일 할수는없지 않겠는가!! 하얀 벽면에 약간의 색들을 입혀서 심심하지않게 만들려고 노력햇지만 잘 됬는지 어쩐지..ㅎㅎ 부엌 타이루의 벽면 중간에 작은 돌들을 박아서 멋을 내보고... 냉장고옆 벽면에도 자주색과 누런색을 합성시켜 칠을 해보았다 일단은 마음에 들어하니 다행이다 내가 깔아놓은 라미낫(나무판자들) 까다로운 둘째놈의 눈을 맛추기에는 세대차이가 넘 깊었지만 그래도 의논해가며 원대로 다 해준것같다. 마지막으로 둘째놈을 위해 전등을 선물했다. 아빠가 해준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지만 부디 잘 살아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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