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보는순간
울컥 치미는 서러움이 명치끝을 찌르르하게 합니다
아무것도 기억 나는것은 없지만
멀리 산자락이 보이는순간
어머님의 고운 얼굴이 떠올라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산은 묵묵히 역사의 아픔을 끌어안고 말이 없지만
주마등처럼 떠오르는 피난시절의 추억이.....
영사기의 필림처럼 온갖 모습으로 가슴을 후벼댑니다,
사하국민학교....
전쟁의 와중에서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6살의 저를 이 학교에 넣었지요!
방과후면 다들 떠난 학교에서 상급반 어린이들이 부르는
노래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게 들려옵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전쟁의 와중에서...
피아노를 치시던 고운 손으로
고아들을 씻기고 교육시키고 음악을 가르치시던
고왔던 어머님...
그러나 한 여인이 견디어 내기엔 현실이 너무 아파
가끔 소리없이 눈물지으시던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
오월이면,
산에는 진달래와 개나리가 만발하고
작은 가슴안에 가득 차도록 꽃을 꺽어 어머님께 달려가 드리곤했지요!
수고했다며 머리 쓰다듬어 주시던 그 따뜻했던 손길...
밤이면 반딧불 잡아 길을 밝히고
보름날이면 깡통에 숫불을 담아 빙빙돌리며 즐거워했던 어린시절
뚜뚜따라 뚜따라...
손안에 든 왕잠자리 한마리가 세상의 어떤것보다 행복했던시절
보리밭사이로 뛰어 다니며 보리깜부기를 입술이 새까맣게 따먹으며
뛰놀던.....
그 소중했던 시절을 전쟁의 와중에서 보냈습니다,
높낮음이 유난스럽게 별스럽던 구구단을 따라하지 못해
서울말씨로 구구단을 외우면 책상을 치며 웃어 재끼던
그때의 초등학생들도...
저 처럼 다들 나이들어 가겠지요!
6살의 어린 저를..
자리가 없다고 3학년에 편입시키는 바람에
따라가느라고 밤샘하던 기억도 아름다운 추억이됬습니다,
전쟁은 모든것을 앗아갑니다
인간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인성과 감성을 죽이게하며
분노와 저주 그리고 증오와 미움으로 가득차게 합니다,
죄없는 서민들을 비참한 구렁텅이로 쫒아내며
선한 목숨들이 낙엽처럼 떨어집니다,
지금의 평화스러운 삶은
그것을 지켜내기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귀한 목숨이
한줌 흙으로 돌아간 댓가입니다
지금의 행복한 삶에 감사하고
나만 잘 살자고 지나친 욕심으로 사회와 국가를 불안하게 하는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합니다,
끝으로 "사진작가 미리비"님의 고우신 마음에 감사해 합니다
오랜세월 그리워하던 저의 소망을 미리비님께서
풀어 주셨습니다,
사진을 찍기위해 고생하신 "미리비님"께
다시한번 머리숙여 감사함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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