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만에 고등학교 동창생을 만났다
세월이 다 지워버린 친구의 얼굴에서
작은 흔적이라도 기억날까 싶어 애를 썼지만 찾을수가 없었다
그래도 우리는 동창생이라 생각하니
금방 반말을 할수있었고 그래서 더 정겨운 기분이 들게한다!
친구와 같이 라인강을 바라볼수있는 언덕을 올랐다
같이...
사진이라도 한장 찍어 기념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지만
이제 조금씩 살아온 발자취들을 지우며
사진조차 정리한다는
친구의 말을 공감하기에 아쉬운 마음을 접었다..
늘 이곳에 올때마다 느끼는 생각이지만
무너진 성터를 바라보면
짧은 생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잠시나마 살아온 발자취를 뒤 돌아 보게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가을은...
지나온 시간을 뒤돌아보고
또 다른 내일을 준비하는 시간이라던데....!
나는 내일을 어떻게 준비하며 살아야할까!!..
부서진 성벽들 여기 저기에서
지난 시간들을 보내는 아쉽고 부산한 바람소리들로 가득하다
바람이...
바람이...
가슴속의 노란 낙옆들을 쓸어모아 라인강에 띄우고 있다..!
어디로 오가는지...
여전히 라인강엔 수없는 배들이 오가고
이름모를 하얀꽃들이 올해의 마지막 꽃잎들을 피우고 있다
나는 가끔 스스로 늘 묻곤 한다!
웰에이징(Wellaging)을 잊지않기위해...!
耳順의 나이에는 버려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는것을 알기에...
아래 보이는 백조의 성에...
친구와 함께 내려가 본다
배를타고 라인강에서 바라보는 성이
나무숲에 가려 보이지않는 탓인지
나무들을 전부 짜르고 잘 보이도록 예쁘게 이발을 했다!..
성 뒤편의 벌거벗은 남여는..
독일에 온 오래 전부터 저렇게 뜨거운 키스를 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사라진 그 어느날에도 ...
젊은 두 남여는 여전히 뜨거운 키스를 나누며 사랑을 하리라!
시내로 나왔다
친구가 안경을 독일에서 맞추고 가겠다고 해서
안경집에서 검사를 하고있는동안...
이곳 저곳을 거닐어 본다..
삶의 모습은 어디를 가나 비슷한 모습이다
꽃가개를 시작으로 여러종류의 가개들로 부산하다
1908년에 지었다는 새로 노랗게 색칠을 한
이집의 베란다에는...
아직도 싱싱한 꽃들이 창문에서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데
거리마다 오가는 사람들의 옷에서 가을의 모습들이 느껴진다 ..
개 두마리를 끌고가던 아줌마...
갑자기 응아를 하는 개의 변을 치우느라
일회용 쓰래기비닐속에 담고 있다..^^
가난한 루마니아에서 온 집시들이 선 보이고있는 거리의 오케스트라 !..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크로이처"를 변형시켜 멋지게 연주하는
머리가 하얂게 센 할아버지를 보곤 ...
어쩔수없이 지갑을 열었다
거금 5유로...!!^^
입장료치곤 빈곤하겠지만 그래도 기뻐하는 얼굴이 보여서 잠시 행복하다..
친구를 기다리는동안 오래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이들에게 축복이 있기를 빌어본다...!!
오수를 즐기는 광장의 비들기들
벼룩시장이 열린 광장엔 풍요로운 삶의 생동감이 넘치고
포장마차(?)에서 간단한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
우리들도 이곳에서 쏘세지와 빵 그리고 튀긴감자로 요기를 했다..
베토벤 광장을 지나 골목길로 들어서니
예쁜 강아지와 함께 햄버거로 식사를 즐기는 노숙자(?)아저씨
나도 한입...너도 한입 하며
개와 함께 나누워 먹는모습이 정겹다...
가개 앞의 베토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
고귀한분을 너무 허접하게 대우하는 가개주인이 미워진다..
귀거리를 한 멋진 노숙자 아저씨!..
아저씨의 벌이를 위해서 개들은 조용히 기다리고있다
주인 아저씨가 벌이가 있어야 오늘 저녁 식사가 해결 된다는것을
알기나 하듯이...!!^^
친구차를타고 와 본 Dernau 의 면적과 인구밀도등을
아래에 적어본다..
Allgemeine Informationen
Postleitzahl: 53507
Bundesland: Rheinland-Pfalz
Region: Kreis: Ahrweiler
Fläche: 5.70km²
Höhe über NN: 128.00m
Einwohner: ca. 1932
Vorwahl: 02643
KFZ-Kennzeichen: AWAdresse:Gemeinde Dernau
Verbandsgemeinde Altenahr Roßberg 3
53505 Altenahr
Tel. (02643) 809-0 Fax. (02643) 80925
URL:www.dernau.de
청포도(靑葡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만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포도를 보니 문득 이육사 선생의 시가 생각 나 적어본다
포도는 햇볓 잘 드는 경사면에 심어야
맛이좋고 단맛이 많이 난다던가?..
그탓인지 와인을 제조하기 위해 심은 포도넝쿨이 온 산을 뒤 덮고있다
경치좋고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곳들중에 하나인 Darnau Schlosshof...
경작을위해 일하는 농부들의 차만 들어갈수 있다는 팻말이 서잇다
다시 말하면..
일반차로는 들어갈수 없다는 뜻이다...
지난 세월의 많은 예기들을 오손도손 나누며 앞서가는 친구들..!!
포도넝쿨속에 파묻힌 작은 도시의 집들...
앞을바도 뒤를바도 오직 포도밭으로 둘러쌓인 곳이다
포도숲 사이에 숨은듯 푸르른 도시가 그림인듯 아련하다
이곳에사는 사람들은 아마 오래동안 건강하게 살아갈것같은 생각이든다
공기가 너무 맑고 시원하다
한적한 포도넝쿨의 돌벽들 사이에 도마뱀 두마리가
갑자기 나타난 침입자에 놀랬는지 한마리는 부리나케 도망을 치고...
한국에서 온 이 친구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며 걷고있을까!!
끝없이 펼처진 포도밭길....
이런저런 예기들을하며 걷는다는일이 이처럼 좋을수기 없다
포도줄기가 돌벽사이에 길게 자라고 포도가 탐스럽게 열매를 맺었다
말이 필요하지 않을것 같은....
눈은 먼산을 바라보지만 아마 많은 생각들을 하고 있을것같다.
와인을 판매하는 기간과 가격표와 날짜들..
친구가 또 다른산의 정상을 향해 부지런히 올라가고있다
산을 오르며 중간 중간에서 바라본 집들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산의 정상에 서 있는 십자가...
어쩌랴!!..
나이들어 사진찍기를 즐겨하지않는 친구의 모습을
십자가와 더불어 뒤에서 찍었다..
얌마!...
너는 개냐..아니면 늑대냐?....
물어보는 숄래가 건방져 보였는지 주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거칠게 처다보는 눈이 매우 사납다..
개시키...ㅋㅋ
개시키가 욕이라는걸 알아 들었으면 당장에 물어버릴것같은
기분이든다..ㅎㅎ
하산하는 친구들의 꼬랑지나 사진에 담아 둬야지..^^
힘없어 보이는 어깨들이 마음을 싸~하게한다
누군가 썩은나무 둥치에 예쁜 색갈로 그림을 그려놨다..
한국에서 온 친구덕분에 하루를 좋은 공기를 마시며 걸었다
아무쪼록... 잠시있는동안 친구가 행복한 마음이기를 기대 해 본다..
친구여..!! 아는가?
오늘을... 나의 남은 인생의 첫날처럼(The first day of the rest of my life)
살아가라는 말을....
부디 한국에 돌아가더라도 늘 복된 삶이되기를....
Richard Georg Strauss / Romance for Cello
[Bochum:scholle/19.09.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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